벤치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신발을 신은 채 벤치에 올라 선 장면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논쟁 시작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 대표는 15일 밤 SNS에 이 후보자 인천 미추홀구 도화지구 상가 앞에서 벤치 위에 올라 즉석 연설하는 장면의 사진을 올리며 “벤치는 앉는 곳이고 저렇게 신발 신고 올라가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 심지어 국회의원 후보라는 사람이 저렇게 하면 다른 사람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시장 후보부터 더불어 주르륵 따라서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전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열차 좌석에 다리를 잠시 올려서 신속하게 사과하신 일이 있다. 이재명 후보 포함 이 사진에 찍힌 민주당 후보자 전원은 신속한 사과부터 하시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연설 이후 곧바로 현장을 청소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 측은 공지문을 통해 “이 후보의 연설 이후 물티슈, 장갑 등을 이용해 곧바로 현장을 청소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대선 당시 열차 구둣발 논란이 있기 전부터 일관되게 유지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캠프 관계자들이 벤치 정리하러 가는 모습이 포착된 현장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 후보 측의 반박에 이 대표는 이 후보가 벤치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영상을 SNS에 추가로 공유했다.벤치에 이 후보가 신발을 벗으며 올라가자 앉아있던 시민들이 자리를 비키는 장면이 찍혔다.
이 대표는 “가는 길에 아이가 있으면 밀어내고 벤치에 사람이 있으면 뜬금없이 올라가서 혼비백산 하도록 만든다”며 “멀쩡한 국회의원 서울로 밀어내고 그 빈곳에 출마하는 것과 묘하게 닿아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의 지지자들은 방어에 나섰다.
이 대표의 게시글 댓글에 이 대표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신발을 신고 조형물 위에 올라간 모습과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신발을 신은 채 벤치에 올라가 연설하는 모습, 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후보가 벤치에 발을 올리고 신발끈을 묶는 모습 등을 게재했다.
누리꾼들은 “일단 자기쪽(국민의힘) 사람부터 단속하시라” “본인도 올랐던데” “이재명은 닦던데 김은혜는 뭐했나” “글쓰기 전에 당신도 벤치 위에서 말을 했는지, 당 사람들도 벤치에 올라가서 말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고 글을 올리길” “팀킬”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신발을 신고 벤치에 올라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 댓글을 통해 “여야 정치인 모두 비슷하다. 군림하던 버릇이 있어 아무 생각없이 하는 습관적인 행동은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벤치를 나중에 닦았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신발을 신고 올라가서는 되지 않는 곳이다”라고 일침했다.
이 외에 “굳이 올라가야 했다면 신발을 벗었어야 한다” “현장 청소했으니 벤치 위에 신발 신고 올라가도 괜찮다는 건가” “여야 막론 참 유치하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