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의혹에 대해 사과했지만, 해명하면서 나온 발언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윤 비서관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성비위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지난 2012년 대검찰청 재직 중 부서 회식에서 여성 직원 볼에 입을 맞춰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비서관은 이날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 드려야 맞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적 당시 성비위에 연루돼 징계처분을 받은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당시 일화를 꺼냈다.
윤 비서관은 “당시 일을 열심히 한다고 격려금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제 생일이었다”며 “생일빵을 당했다.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초콜릿 케이크가 뒤범벅됐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이) ‘생일에 뭐 해줄까’라고 하기에, (과도한 생일빵에) 화가 나서 ‘뽀뽀해주라’라고 말했던 건 맞다. 그래서 볼에다 하고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비서관이 당시 전후 상황을 해명했지만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던 점은 일정 부분 인정한 셈이다.
만 윤 비서관은 ”그걸 성추행했다고 해서 당시에 조사받은 것도 아니고, 저에 대한 조사가 되는지도 몰랐다. 1년 동안 그 조사가 뒤에서 이뤄졌다. 그러고 나서 10개월인가 1년 지나서 나온 게 감찰본부장 경고”라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사과 드렸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여권에서도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훌륭한 참모로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할 수 있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윤 비서관은 “더 열심히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제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숙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사퇴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윤 비서관이 2012년 대검 사무관 재직 시절 2차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말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윤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생각을 물었고, 김 실장은 “적당하다고 보지는 않다”면서도 경질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윤 비서관의 사과와 해명에도 온라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커뮤니티와 SNS, 관련 뉴스 댓글 등에 “변명이 생일빵이라니” “화가 나면 뽀뽀를 하나” “해명이 뭔소리인지 납득이 안간다” 등 반응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