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직원들이 회삿돈 35억원을 횡령해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내부 감사를 통해 본사 영업직원 3명이 총 3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영업담당 직원 3명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착복하거나 허위 견적서 또는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회사 자산을 가로챘다. 또한 상품권 현금화 등의 편법도 활용했다.
이들은 이렇게 횡령한 돈 35억원을 주식과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데 사용하고, 특히 사내 일부 직원들과는 사내 및 재택근무지에서 불법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부 정기 감사를 통해 횡령 사실을 확인했으며 징계 조치(해고) 결과와 재발방지책을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사내에도 투명하게 공지했다”며 “횡령액 대부분은 신속하게 회수했고 내일 중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영업 활동 전반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같은 화장품업계인 클리오에서도 영업직원의 횡령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클리오 영업직원 1인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홈쇼핑 화장품 판매업체에서 받은 매출 일부를 개인 통장으로 입금하는 등 수법으로 18억9000만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해당 직원은 횡령액 대부분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업직 사이에서는 횡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현금결제, 회계문서 조작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부 회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이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사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기에 횡령사실을 조기에 적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영업활동을 보장해줌과 동시에 이같은 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