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쏘아 올린 겹치기 편성 논란

SBS가 쏘아 올린 겹치기 편성 논란

기사승인 2022-05-18 18:30:39
배우 겹치기 편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SBS ‘우리는 오늘부터’, MBC ‘닥터로이어’, SBS ‘왜 오수재인가’ 포스터. 그룹에이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몽작소, 스튜디오S·보미디어

“SBS의 안쓰러운 편성 상황은 알겠지만….”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는 시작 전부터 논란이 됐다. 배우 임수향이 주연을 맡은 SBS ‘우리는 오늘부터’와 MBC ‘닥터로이어’가 동시간대 방송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닥터로이어’가 다음 달 3일 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는 오늘부터’는 편성을 강행했다. 당시 MBC는 “이미 사전 편성 확정 후 제작 진행 중인 '닥터로이어'가 있음을 알고도 주연 배우의 출연 시기가 겹치는 상황을 야기한 것은 SBS 측의 안쓰러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상도의를 벗어난 의사 결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최근 방송가가 배우 겹치기 편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SBS의 사정은 이렇다. SBS는 지난 4월 종영한 ‘사내맞선’ 후속으로 이준기 주연작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방송할 예정이었다. 그러다 SBS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이어 새 금토드라마로 준비하던 ‘소방서 옆 경찰서’가 프로듀서 사망 사건으로 촬영이 전면 중단되며 비상이 걸렸다. 이에 SBS는 당초 월화드라마로 선보이려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금토드라마로 틀어 지난달 8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월화드라마에 약 한 달의 공백을 두다 OTT 공개 예정이던 ‘우리는 오늘부터’를 월화드라마 슬롯에 채워 넣었다. 임수향의 촬영 스케줄을 배려하며 ‘닥터로이어’를 준비하던 MBC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논란은 또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SBS가 ‘왜 오수재인가’를 금토드라마로 선보이며 이경영도 겹치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경영은 다음 달 3일 나란히 첫 방송을 앞둔 ‘닥터로이어’와 SBS ‘왜 오수재인가’에 모두 출연한다. 그는 ‘닥터로이어’에선 반석재단 이사장 겸 병원장 구진기 역, ‘왜 오수재인가’에선 재벌 기업 회장 한상범 역을 연기한다.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하는 두 드라마에 동시 출연하는 꼴이다. 

이번 일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어쩔 수 없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도의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SBS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편성은 전적으로 방송사 영역이나 결국 전면에 노출되는 건 배우”라면서 “비난의 방향이 배우에게 쏠리지 않길 바란다”며 안타까워했다.

시청자 혼란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OTT를 통해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드라마를 몰아보는 시청 형태가 정착한 만큼, 겹치기 출연이 이전만큼 치명적이진 않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이젠 본방사수가 아닌 드라마를 내게 맞추는 시대”라면서 “일부 반발이 있을 수도 있으나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편성으로 얽힌 방송사끼리는 불쾌할 만한 일이다. 마케팅 면에서도 약간의 잡음이 있을 수 있으나 시청자 입장에서 문제를 체감하는 바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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