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투심을 얼어붙게 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38포인트(0.15%) 상승한 3만1928.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27포인트(0.81%) 내린 3941.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0.83포인트(2.35%) 밀린 1만1264.45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초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에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국채 가격과 국채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2.76%로 떨어졌다.
이날 시장은 ‘스냅 쇼크’로 크게 출렁였다.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이 실적 악화 가능성에 폭락하면서 주요 기술주들에 영향을 미쳤다.
스냅은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분기 매출과 조정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 이익)가 자사가 제시했던 전망치 하단을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에번 스피걸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1년간 2000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올해는 500명만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이자율 상승 △공급망 부족 △인력 부족 △애플 등 플랫폼 정책 변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이날 스냅 주가는 전장보다 43.08% 폭락했다.
주요 빅테크들도 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스 주가는 7.72% 하락했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도 4.95% 내렸다. 아마존(-3.21%), 애플(-1.92%) 주가로 하락했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의 주가는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28.58% 떨어졌다.
최근 대형 소매업체인 월마트, 타깃의 어닝 쇼크에 이어 다른 기업들까지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S&P마킷 글로벌이 발표한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7.5로 나타났다. 석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넉달 연속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4월 신규 주택 판매가 59만1000여채로 전 월보다 16.6% 줄었다고 밝혔다. 주택건축회사인 KB홈 주가는 2.73% 하락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긴축 행보가 경기를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은 향후 몇 개월간 연준이 50bp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수석 주식 전략가는 AP에 “유가가 폭락하고 연준이 멈추기 전까지 시장은 상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연준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크먼은 “연준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과 같이 시장이 연준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나 경제 붕괴”라고 주장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