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담대 만기를 늘리는 것을 넘어 신용대출 만기도 10년으로 연장하고 있다. 금리상승기 신규 대출 감소세를 막고 기존 차주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만기 10년짜리 분할 상환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만기 10년을 적용하는 상품은 ▲닥터클럽대출 ▲로이어클럽대출 ▲수의사클럽대출 ▲전문직클럽대출 등 우량 전문직군이다.
대출 만기가 길수록 같은 금액을 빌렸을 때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작아지고 갚아야 하는 총 상환금은 늘어난다. 또한 연간 이자액이 줄면 그만큼 대출 한도도 늘어나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변경 및 장기분할상환 수요에 맞춰 신용대출의 최장 만기를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키로 했다”며 “우량전문직군을 시작으로 향후 적용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처럼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들은 하나둘씩 10년 만기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 만기를 10년으로 늘렸다. 이후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13일과 20일부터 신용대출 만기를 최장 10년까지 늘려 판매하고 있다. 이어 DGB대구은행은 다음달 초 10년 만기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대출만기를 늘리는 이유는 이어지고 있는 대출규제와 최근 급격히 상승한 시장금리가 맞물리며 대출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액은 ▲1월 7000억원 ▲2월 3000억원 ▲3월 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의 경우 1조3000억원 상승하면서 4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오름새를 보이는 만큼 증가세가 꺾일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필요한 고객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만기 연장은 매력적이지만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꼼꼼하게 비교하고 상품과 만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