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나자 2일 비대위가 총사퇴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은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해 지난 3일 김 소장과 전화 연결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유권자가 어떤 지점에서 민주당에 화났는지 분석 필요해”
-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 단체장 기준 국민의힘이 12곳 더불어민주당이 5곳 승리했어요. 선거 결과 어떻게 보셨어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선택해 주셨던 분 중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탈한 민심이 많이 있어요. 이걸 이탈 민주라고 불러요. 이탈 민주계가 이번에 투표하지 않는 것으로 민주당을 심판해서 투표율이 낮았던 것이죠. 때문에 박빙의 승부 지역에서 민주당이 다 지니 결국 이런 결과를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어떤 지점에서 화나 있는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원래 새 정부 출범 초기엔 여당이 승리하죠. 더군다나 새 정부 출범 20일밖에 되지 않아 민주당 심판보단 정부에 힘 실어주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어려운 선거이기는 했죠. 그렇다고 해도 졌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유를 민주당에서 찾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기였으니까 자신들이 졌다고 말하면 유권자들의 판단 분석할 이유를 잃게 됩니다. 유권자들이 시간 내서 투표해 주신 결과에 대해서 민주당이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 탓하지 말고 자신들의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일각에서는 졌잘싸란 평가도 나오던데 그에 동의 안 하시는 건가요?
“지면 진 겁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고 생각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무엇을 준비해야 될지 알 수 없게 될 겁니다.”
- 왜 졌을까가 궁금한데 이유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 같거든요. 소장님이 보는 이유는 뭔가요?
“말씀드렸던 대로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찍어주셨던 분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택해 주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봐야 되는데 그 중간에 검찰 개혁 추진 과정과 지방선거의 준비 과정이 있었지 않습니까? 검찰 개혁 추진 과정 중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에서 이탈 민주당 표가 생겼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비대위가 구성돼서 지방선거를 준비했는데 당의 준비가 총체적으로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주요 아젠다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민주당이 답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의 유기적인 결합과 공약이 부족했고 그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 말씀하셨는데 아젠다가 없었다고 하셨잖아요. 민주당이 내세운 건 정권 견제론이었죠. 그러나 과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면 견제가 됐을까요? 물론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들어가니 어느 정도 맞는데 나머지는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선거에서 여당이 진다면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실질적인 영향이 없을 거란 말이죠. 그럼 차라리 후보의 능력을 부각시키는 거로 갔어야 하지 않을까 하거든요.
“그 후보 개인의 능력이나 일꾼 등을 떠나 지방자치 30년을 맞이하는 지금 민주당이 지방자치가 어떤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설명을 국민들께 드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선거를 치르면서 나왔던 무상급식이라는 주제 다들 기억이 나실 것 같고요. 그다음 메가시티 이야기하면서 광역 도시 중심으로 주변 자치단체들을 엮는 방식으로 지방분권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그다음에 지방 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 등 굵직굵직한 아젠다가 지방 선거에서 등장했고 그 주제를 중심으로 양당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였고 광역과 기초단체는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그림을 만들어 왔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이 서울시 구청장들과 뭘 해야 된다나 아니면 울산과 경남이 어떻게 힘을 합쳐야 된다는 얘기 들어보셨냐는 거죠. 보여주는 그림이 없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대선 연장전 만든 건 윤석열”
- 대선 연장전이란 분석은 어떻게 보세요? 대선 연장전이 된 건 어쩔 수 없던 건지 아니면 민주당이 만든 건지 아니면 언론이 만든 건가요?
“대선 연장전을 만든 건 기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었죠. 당선자 시절에 자당 후보들이 있는 지역을 돌면서 같이 사진을 찍어줬든가 또 본인의 인수위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대변인을 대변인직을 사퇴하게 하고 경기도지사로 출마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유승민이라는 본인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견제하려고 했던 의도가 너무 명확히 보였지 않습니까. 게다가 통합과 협치 하라는 정권 초기의 요구를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장관들 임명이나 구성에서도 협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만들다 보니까 이번 선거는 연장전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된 것이죠.”
- 이재명 후보는 보궐선거로 의원이 됐죠. 그러나 당은 졌어요. 이재명 의원이 출마했던 게 당에 도움이 됐을까요?
“방금 말씀드렸던 점에서 놓고 봤을 때 선거에서의 대선의 연장전으로 보였던 지점이 가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긍정적인 효과만 있었느냐라고 하면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사실 민주당이 이기지 못했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지점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절대적으로 미쳤냐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있고요.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작용했다고 봐야겠습니다.”
-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이겼어요, 그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건데 문제는 서울 한 곳도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이기지 못했단 거죠.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선거는 지방자치 선거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했는데 민주당의 선거 전략의 부재가 가져온 문제였다라고 보고요. 송영길 대표도 마찬가지로 대선을 치르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출마에 무리한 지점이 있었다고 봅니다. 25개 민주당 서울 구청장 후보들이 받았던 표에 송영길 후보가 평균적으로 15%씩 덜 받았어요. 그렇다는 건 구청장 선거와 시장 선거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것은 민주당이 서울시 선거를 대하는 주요한 아젠다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던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고요. ”
-이번에 투표율이 50.9%로 지방선거 역대 두 번째로 낮았는데.
“일단 큰 틀에서 국민의힘 후보들 같은 경우 ‘내가 윤석열의 측근입니다.’라는 것 외에는 지방선거의 어떤 아젠다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국민의힘 보고 투표하러 나갈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민주당의 경우엔 지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이 이번 선거의 응징적 성격으로 투표에 불참했어요. 이렇게 되면서 투표율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호남표 기본적으로 얻고 간단 생각 바꿔야”
- 광주 투표율이 37%이에요. 광주는 투표율이 낮지 않은 곳인데 낮았어요. 이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민주당 내에서의 경선이 큰 의미를 안 지니면서 누가 돼도 마찬가지 아니냐는 생각이 투표층을 많이 못 끌어냈던 측면이 하나 있는 것 같고요. 또 반대로는 윤석열 대통령 5.18 이준석 대표의 광주에 대한 끝없는 구애에 반응하는 20~30대 청년층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거 동원해 참석했잖아요. 예전 식의 소위 말하는 광주 학살당으로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사라지게 된 것이 호남 지역 사람들로 하여금 투표 원동력의 일부를 떨어뜨리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또 다른 측면이 전남의 투표율은 또 엄청 높았잖아요. 전남 지역의 언론들 모니터링해 보면 대략 22개 지역 중에 10개 지역과 경합이었다고 했는데 그중에서 7개가 무소속이 당선됐어요. 22개 중에 7곳은 민주당 공천에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에 무소속이 나와 지역 선거가 달아오르면서 투표율이 올라갔던 것 아닙니까. 여전히 유권자들은 선거에 관심이 많은데 그만큼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을 만들어줬느냐는 답으로 돌아간다고 봐서 무소속 경쟁으로 낮았던 전남의 투표율과 무투표 당선이 많았던 광주의 투표율이 낮았던 것, 이 두 가지가 전부 다 저는 민주당이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해야 되죠.
지금 국민의힘이 치고 들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 호남표는 기본적으로 얻고 간다라고 생각했던 민주당이 태도를 바꿔야 될 시점이 왔다고 보고요. 그 여파가 호남을 고향으로 두고 수도권으로 올라가 있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대거 투표하지 않은 것도 아까 말씀드렸던 투표율이 낮았던 세 번째 요인으로 놓고 본다면 호남 지역에서의 민심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중요한 과제로 나선다고 봅니다.”
- 이번 선거에서 가장 격전지는 경기도였잖아요. 0.14%P 차로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승리했죠.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 경기도 선거는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리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리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패배한 거죠. 일단 본인의 가장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유승민 후보를 경기도지사에서 낙마시키기 위해서 본인의 선대위 대변인을 내보내는 무리한 정치적 행동했잖아요. 1,500만 명이라는 광역 자치단체를 이끌기에는 김은혜 후보의 정치적 경험이 너무나도 부족했고 유권자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선택을 망설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은혜 후보의 재산이나 취업 청탁 등 여러 가지 검증되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이 영향을 크게 미쳤을 거라고 또 보고요.”
“이재명, 당 대표 출마? 고민 많을 것”
- 2일 민주당 비대위가 총사퇴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 비대위가 서울시장 공천 과정부터 시작해서 선거 기간 동안 여러 가지 난맥상을 보였던 데다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잖아요. 거기다가 책임을 지고 비대위를 해산하는 건 필요한 조치가 아니었나 생각하는데요.”
- 어차피 8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잖아요. 전당대회를 앞당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선거가 끝났으면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죠. 전당대회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대로 갑시다라고 하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출마할까요?
“그 문제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도 굉장히 고민이 많을 거로 생각해요. 대선까지 레이스는 굉장히 길거든요. 거기에서 어떤 혁신의 아젠다를 들고나올지부터 시작해서 충분하게 고민하고 정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민주당이 계속 주장한 게 원팀이죠. 다른 목소리가 안 나왔죠. 이게 지금 독이 된다는 주장도 있는데.
“지방선거가 끝났고 총선까지의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지게 됐잖아요. 지난 대선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한목소리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고요. 각자가 다른 평가하는 가운데 의견들이 취업이 될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선거가 없는 지금 국면에서는 당연히 다양한 목표들이 경쟁하면서 좋은 결론을 도출해 보기를 기대합니다.”
-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있었죠. 팬덤 정치는 어떻게 보세요?
“팬덤 정치라는 것에 동의하기가 어렵고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 보내는 등에 대한 비판을 하기에 앞서서 민주당이 혹은 민주당 지도부가 분출하는 권리당원들의 정치적 욕구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권리당원들이 민주당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했는지에 대해서 반성하는 게 더 먼저라고 생각해요.”
- 22대 총선까지 2년 남았잖아요. 그동안 정치권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기본적으로는 지금 24년 총선에 대해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해야 될 얘기는 87년 체제에 대한 변화 욕구가 지금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하지 않습니까. 87 체제를 어떻게 극복해서 어떻게 정치 혁신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양당이 치열한 대결을 벌일 때라고 생각해요.”
- 어떻게 벌여야 할까요?
“기본적으로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대통령제에 대해서 더 나은 형태를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서죠. 또 각 정당이 선거 때 급하게 외부 인사들을 수혈하는 방식 말고 새로운 세대가 계속 자라날 수 있도록 어떻게 틀을 만들 것인지와 지금 고인 물로 인식되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교체 이것들을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죠.”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