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오는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내 본격화 되고 있는 친문과 친명 계파 간의 본격 대결을 앞두고 박 전 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통해 DJ계 일부 세력들과 친문이 결집해 친명과의 결전을 위한 세력화”라고 예측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7일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님 내외분께 인사를 드리고 상경할 것이다. (같은 날)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를 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일에는 동작동 현충원에서 열리는 고(故) 이희호 여사 3주기 추도식에 참석, 김대중 전 대통령님 내외 분께 (앞으로 활동에 대한) 각오를 다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특히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현재 박 전 원장은 민주당 당적이 없는 상태지만, 조만간 복당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구성 과정이나 향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염두 해 둔 행보라고 알려지고 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5일 페이스북에 “(친문 대 친명 파열음에) 이러면 3연패, 총구를 앞으로 돌려라”라고 조언했다.
박 전 원장은 “요즘 민주당 집안 사정을 보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박 전 원장은 앞서 자신이 “대선, 지선에서 2연패 했으니 노선 투쟁 등 피 터지게 싸워라. 민생 및 개혁 방향타는 실종되고 인신공격만 난무하다. 국민이 납득하는 싸움을 해야지 너죽고 나살자 한다면 3연패가 기다릴 뿐”이라고 경고했다.
박 전 원장은 “이런 싸움 그만하고 일하면서 진짜 싸움을 하라.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경제 특히 물가대책에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고 야당답게 싸워야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총구를 앞으로 돌려라”라고 조언했다.
또 박 전 원장은 지난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며 이재명 의원을 직격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상파) 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는다. 이 책임을 누가 질까.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위원장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전 원장의 최근 민주당 관련 발언들과 문 전 대통령 만남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3자 연합 야당세력화 시도”라며 “친문 세력과 박 전 원장이 손잡고 이재명 의원을 척결하고 다시 호남세력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박 전 원장은 친문과의 지분을 갖고 여당과 공조관계를 가지려는 생각으로 이재명계를 털어내고 새로운 정치연합을 모색하려는 생각”이라며 “그것은 자기들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연합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