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에 생애 첫 집 사는 사람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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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생애최초 매수자 ‘역대 최저’… 첫 3만명대

기사승인 2022-06-20 11:14:45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잇단 금리인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수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플랫폼 업체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까지 전국 부동산 생애최초 매수자는 월평균 3만8749명으로 2010년 관련 통계가 발표된 이후 가장 적었다. 처음으로 4만명 이하로 내려갔다. 

전체 부동산 매수자 중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3.9%로 2017년(23.6%)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연령대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 월평균 매수자수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39세 이하는 2022년 월평균 1만9480명이 매수해 역대 처음으로 2만명 이하로 줄었다. 비중도 50.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40세~59세 이하도 1만5085명으로 통계 발표 이후 가장 적은 생애최초 부동산 매입자수를 기록했고, 60세 이상은 4184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경우 올해 생애 최초로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은 월평균 4389명으로 2010년 통계 발표 이후 가장 적었다. 다만 전체 매수자에서 생애최초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3%로 2015~2020년 30%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물가상승까지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최근 7%를 넘어섰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은도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연내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반적인 매수세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4로 전주(93.7)보다 0.3p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거래현황을 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1505건이다. 지난해(4901건) 대비 70%가량 급감한 수치다. 

청약시장에도 한파가 닥쳤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9.4대 1을 기록했다. 미달 사태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올해 1월~4월까지 공급된 124개 분양단지 중 25%에 해당하는 31개 단지에서 미달 세대가 발생했다. ‘청약불패’ 서울도 지난 4월 기준 1년 사이 5배에 달하는 미분양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일괄 적용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에 장래소득 반영을 통한 청년층 대출한도 확대 등을 발표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이전에 비해 우호적인 대출 환경이 형성되는 부분은 부동산시장 진입의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하지만 금리 등의 경제환경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정부의 대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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