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vs김호영 사태 일파만파…뮤지컬 선배들 “정도 지켜야”

옥주현vs김호영 사태 일파만파…뮤지컬 선배들 “정도 지켜야”

뮤지컬 1세대 “배우,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 침범 안돼”
김소현 등 뮤지컬 배우들, 입장문 공유하고 ‘#동참합니다’

기사승인 2022-06-23 07:22:01
뮤지컬 배우 옥주현(왼쪽), 김호영. 쿠키뉴스 자료사진

뮤지컬계가 뮤지컬 ‘엘리자벳’을 둘러싼 ‘친분·인맥 캐스팅’ 의혹과 고소전으로 악화일로를 겪는 모양새다. 엘리자벳 역에 캐스팅된 옥주현이 뮤지컬 배우 김호영을 고소한다고 밝힌 이후 일부 뮤지컬 배우들이 옥주현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한 이야기가 퍼지면서 편 가르기 싸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은 “정도(正道)가 깨졌다”며 자정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22일 박칼린·최정원·남경주는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뮤지컬 1세대 배우들으로서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며 세 가지 사항을 언급했다.

이들은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며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 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지금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 우리 스스로 자정 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리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뮤지컬 ‘엘리자벳’은 국내에서 지난 2012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는 지난 13일 엘리자벳 역에 배우 옥주현과 이지혜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4일 김호영은 SNS에 “아사리판은 옛말.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렸고, 온라인에선 엘리자벳 캐스팅과 관련해 저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캐스팅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일부 팬들 사이에선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에 옥주현과 함께 작품의 흥행 주역이었던 배우 김소현이 배제된 게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상황. 김소현은 엘리자벳 역할을 두 번이나 맡은 바 있다. 여기에 옥주현과 이지혜가 같은 소속사, 친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친분·인맥 캐스팅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옥주현은 SNS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사실 관계 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 한다”고 고소를 예고했고, 실제 20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명예훼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김호영 측은 옥주현의 고소에 유감을 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해 논란이 커졌다. 

김소현, 신영숙, 정선아, 최재림, 최유하 등 일부 뮤지컬 배우들은 이날 뮤지컬 1세대들의 입장문을 SNS에 공유하고 동참 의사를 밝혔다. 신영숙, 정선아는 옥주현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이돌 출신 조권 역시 입장문을 공감하고 지지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캐스팅 논란은 제작진이 들어야 할 비난인데 옥주현한테 덮어씌우는 듯” “공연계 악습을 두고 옥주현만 다같이 공격하는 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뮤지컬 배우들이 옥주현 SNS를 언팔하는 것 보면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더 있는 것 같다” “작품을 위해서라도 고소는 너무 한 듯” 등의 의견도 나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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