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이른바 ‘러브버그(사랑벌레)’로 불리는 털파리류가 떼로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말 사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러그버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쏟아졌다.
4일 한 트위터 사용자는 “러브버그 때문에 병 걸릴 것 같다”며 “집에서 발견했고 아파트 외벽 여기저기에도 붙어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길거리에 가득한 러브버그 사체 사진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면서 돌아다닌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피부에 붙어 잠을 잘 수가 없다” “보기만 해도 불쾌하다” “방충망에 수십마리 붙어있는데 미치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방충방이나 창문틀 틈을 막거나 살충 스프레이 등 퇴치법을 공유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파리의 일종으로 암수가 쌍으로 붙어다녀 이런 이름이 붙었다. 습한 곳에 주로 서식하고 크기는 1cm 미만이다. 독성을 가지지 않은 익충으로 진드기 박멸이나 환경 정화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최근 개체 수가 지나치게 늘어 난 것. 러그버그는 알을 300개씩 낳는 번식력을 갖고 있어 출몰 지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브버그는 건조한 날씨에 약해 자연적으로 죽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러브버그 번식기인 6월말 수도권에 장마가 이어지면서 개체 수가 줄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 비가 올 땐 해충 약을 뿌리는 게 효과가 없어 구청이나 보건소가 최근 제대로 방역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지자체는 긴급 방역에 나섰다. 은평보건소는 러브버그 퇴치 전담팀을 꾸리고 각 동 새마을자율방역단, 자율방재단과 함께 긴급 방역을 시행했다.
고양시는 은평구와 가까운 덕양구에 러브버그 떼가 출몰해 해충 방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가정에서도 문틈이나 창틀 물구멍을 막아 실내유입을 막고, 방충망이나 출입구 부근 벽 등에 가정용에어로졸(살충제) 또는 기피제를 분사해 놓으면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렸다.
마포구의회 차해영 의원은 SNS에 “은평구와 고양시 일대에서 대량 출몰하고 있는 러브버그가 마포구 인근에서도 강이 있는 망원동, 산이 있는 성산동·상암동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보이고 있다”며 “오늘 오전부터 마포보건소에서 긴급하게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