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주한 일본대사관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분향소를 직접 찾아 조문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이어 조문록에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기원한다. 유족과 일본 국민에게도 깊은 위로를 표한다”며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나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에게 “아베 전 총리의 서거 소식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 유족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조문에 나선 것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냉각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엔 일본 전직 총리 사망 시 외교부 장관이나 주일대사가 조문했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오부치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과 오부치 전 총리는 1998년 정상회담을 갖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표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맺은 사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조문이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이자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합동으로 여는 아베 전 총리의 공식 추도식 일자가 정해지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으로 구성된 조문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