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제2쌍용차 사태 우려…“대통령은 잡아넣을 생각만” 

대우조선 파업, 제2쌍용차 사태 우려…“대통령은 잡아넣을 생각만” 

대통령 “불법-위협적인 방식, 국민도 용납 않을 것” 강경 대응 시사
68개 시민사회단체 참여 ‘희망버스’ 23일 출발... 파업 동참 선언

기사승인 2022-07-19 16:52:00
사진=희망버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제2 쌍용차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연일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들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권력 투입을 결정하면서다. 노동자들은 50일 가까이 삭감된 임금 회복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부분 휴업에 들어가며 영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각계 시민단체와 여론은 “대부분의 국민이 노동자인데 무조건 불법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무슨 일이?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사 22곳의 노동자 400여명으로 구성된 노조는 올해 1월부터 △임금 30% 인상과 노조 전임자 인정 △상여금 300% 인상 △집단교섭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조선업 불황 당시 원청 직원 임금이 3% 깎일 때 하청 직원들은 30%를 삭감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해온 만큼 이제는 임금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인 대우조선해양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원청이 하청의 근로조건에 개입하는 건 노동조합법상 불법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조는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이 나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 중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일 파업에 나섰다.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부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도크에서 스스로를 1㎥ 철제구조물에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3명도 지난 14일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과 다른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그 사이 계속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부터 이틀간 부분 휴업에 들어갔다. 회사에는 66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7곳의 협력업체가 폐업을 결정하는 등 손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정부는 파업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또 파업이 지속될 경우 형사 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점거농성 중단을 요구하는 등 이들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을 통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사진=쿠키뉴스DB

“제2 쌍용차 사태 우려”

6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 희망버스 출발을 알렸다. 지금까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김용균재단 등 68곳의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종교단체가 대우조선 희망버스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버스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씨의 고공농성 당시 시작된 집회 방식으로 전세 버스를 대절해 관련 현장을 단체 방문하는 활동을 말한다. 지금까지 15차례 전국 각지 노동자의 농성장으로 향했다.

이날 희망버스 참여 집회자들은 “공권력 투입 협박으로 쉽게 물러날 연대자들은 없으니 정부가 해결해 나서라”며 “삭감된 임금 30% 회복 요구는 정당하다. 현 정부가 하청노동자들에게 불법 낙인을 찍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종교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공권력 투입이 아닌 성숙한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도 정부의 대응 방식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날 것 같은데 대통령은 싹 다 잡아 넣을 생각만 하고 있다”, “대부분 국민이 노동자로 살아가는데 노동자의 기본 권리도 모르고 무조건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써 부적절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쌍용차 사태는 2009년 5월22일부터 8월6일까지 약 77일간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쌍용자동차의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사건이다. 당시 쌍용자동차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었고 경영 정상화의 이유로 총 인원의 36%에 달하는 2646명에 대한 인원감축을 진행했다. 경찰이 파업을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물론 노동자들의 부상 피해가 상당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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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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