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인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중순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가 본격적으로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8.28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1강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당 내·외부에선 갈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재수사 착수했고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역시 조사하고 있다.
그중 이 의원 아내인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8월 중순 경찰이 조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 참고인이 26일 사망한 채로 발견된 만큼 전당대회 기간 내 많은 논란이 될 거 같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은 사건 참고인 사망 이후 이 의원 사건 의혹 관련 네 번째 사망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8일 자신의 SNS에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4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이 의원의 의혹과 관련된 죽음은 벌써 4번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대장동 관련 수사 중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 선택을 했다”며 “지난 1월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모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소리 높였다.
이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서 1강으로 분류된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이 의원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당 내부에선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그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으며 흠집 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5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중 지지하는 인물을 물은 결과 이 의원이 42.4%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박용진·설훈 의원 등 다른 당대표 예비후보들은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를 향해 비판 공세를 펼쳤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5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의원 사법리스크에 대해 “탈당을 권유하거나 당무 정지 등 정치적 판단, 당원·당규상의 판단이 있다”며 “측근들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하는데 이런 점이 민주당 내부를 향한 언론 통제, 발언 통제로 이어질 거 같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 역시 지난 22일 BBS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보는 게 대부분 의견이다. 사법리스크가 없다고 얘기하면 말이 안 되는 소리다”라며 “사법리스크를 정확히 지적하고 여기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또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반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사법 리스크는 정치적 공세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법 리스크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언급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민주당 강성지지층으로 인해 사법리스크는 큰 효과가 없다고 바라봤다. 또 당내에서 현 여당에 대적할 당대표 후보를 이 의원뿐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이재명 의원에 대한 지지는 과거 이낙연 전 총리가 당대표를 할 때와 비슷하다”며 “이런 곳에서 사법리스크 논리는 작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대표를 뽑을 때 기본적으로 고려되는 건 조직의 강성지지층이다”라며 “이후 ‘현 대통령과 대적할 수 있는가’가 중요 포인트가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 참여 비율이 적고 대부분이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인사를 뽑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9%·유선1%)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8.9%,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