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3만원 시대...불붙은 ‘저가 마트치킨’ 논란

치킨값 3만원 시대...불붙은 ‘저가 마트치킨’ 논란

소비자 고려한 가성비 제품 vs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기사승인 2022-08-03 06:05:05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치킨. 연합뉴스

최근 ‘최저가 치킨’ 등 가성비를 앞세운 대형마트 치킨들이 인기다. 치킨값 3만원 시대를 맞아 ‘노(NO) 치킨’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1만원 미만의 마트 치킨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형마트의 최저가 전략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시한 ‘당당치킨’은 출시 27일 만에 22만 8381마리가 팔렸다. ‘당당치킨’은 후라이드 한 마리에 6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 사이 ‘갓성비’ 치킨으로 입소문을 탔다. 당일생산 및 당일제조를 내세워 신뢰도와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달 초복에 진행한 ‘당당치킨’ 5000마리 선착순 4990원 행사에는 대부분 매장에서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당당치킨’은 행사 물량 외에도 정상가에 1만2200마리가 추가로 팔려 하루 만에 1만7200마리 판매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당치킨에 제일 피해보는 건 시장 통닭인듯”, “농담 아니라 이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치킨집들 가격 내리던지”, “당당치킨 오늘도 먹었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마트는 9000원 후반대 가격에 ‘5분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뉴(New) 한통 가아아득 치킨’을 한 마리 반 구성으로 1만원 중반대, 한 마리 기준 9000원 후반대 가격으로 내놓았다. 

홈플러스 당당치킨. 홈플러스

대형마트들이 초저가의 치킨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대량 구매로 매입가격을 낮추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에 비해 물류비가 적게 들고 유통 과정을 축소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10년 전 가성비 치킨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통큰 치킨’까지 소환됐다. 통큰치킨은 롯데마트가 2010년 12월 판매한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당시 롯데마트는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 반발로 얼마 못 가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계속 이어져 왔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이 심화되자 고객 유치를 위해 국민 간식인 ‘치킨’을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들은 최근 잇따르는 배달비 인상과 튀김유 폭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우려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배달비, 튀김유 폭등에 팔아도 남는 게 없는데, 이제 대기업의 미끼 상품까지 등장해 살길이 정말 막막해진다”면서 “프랜차이즈와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가맹점주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미끼 상품을 내세워 골목 상권을 위협하며 프랜차이즈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가맹 본사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형마트 측은 사회적 분위기가 통큰치킨 때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 통큰치킨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고물가 시대를 겨냥한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로, 소비자 입장에서도 골목상권 침해라고 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대형마트의 아웃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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