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고 더하는 아파트… ‘단지명이 뭐길래’

빼고 더하는 아파트… ‘단지명이 뭐길래’

기사승인 2022-08-12 06:00:12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신혼희망타운 단지명을 아파트 입주자들이 정할 수 있도록 내부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사진은 LH 경기지역본부.   사진=조현지 기자

부동산 시장에 ‘아파트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지 개선,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브랜드와 지역명을 가감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 ‘신혼희망타운(신희타)’은 단지명을 아파트 입주자들이 정할 수 있게 됐다. △LH △LH+단지별 브랜드 등 종전 두 가지 방식에 △LH로고를 제외한 ‘별도 단지명’을 적용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개정했다. 신희타 단지를 시공한 민간 건설사의 동의를 얻으면 시공사 브랜드도 사용할 수 있다. 

공공주택과 관련한 사회적 편견에 더해 ‘임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LH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면서 해당 로고의 삭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단지명이 입주자들의 의견과 수요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신희타 입주자 커뮤니티에선 적용대상을 묻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리 단지도 적용되는 것인가”, “기입주 단지도 허용이라고 했으니 아직 이름 달기 전인 우리 단지도 적용될 것” 등부터 “이름 생각해놔야겠다”, “벌써 생각해 놓은 게 몇 개 있다”라는 목소리까지 다양한 기대감이 표현됐다. 

민간주택단지에선 아파트 단지명에 지역을 추가하는 등 개명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GTX-C 노선 정차가 결정된 인덕원역의 경우 안양과 의왕시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명에 ‘인덕원’을 넣기 위해 앞다퉈 나섰다. 실제로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는 ‘인덕원센트럴자이로’, 의왕시 포일동 ‘포일숲속마을3~5단지는 ‘인덕원숲속마을’로 단지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단지 개명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하게 되면서 개명 추진이 ‘독’이 된 사례도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롯데캐슬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양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아파트 명칭변경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단지가 목동과 멀리 떨어져있다는 점 △행정구역이 명확하게 구분된다는 점 △해당 단지에 사용을 승인할 경우 일반인 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한번 판결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하이엔드’ 단지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뒤늦게 새 브랜드를 출시하고 나선 기업들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날 프리미엄 주택브랜드 ‘드파인(DEFINE)'을 공식 출시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론칭했다. 한화건설은 ‘포레나’ 브랜드를 론칭한 후 지난해 16개 단지 연속 완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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