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21대 1)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 신규 분양 시장에서 청약 경쟁률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6일 청약을 진행한 운정푸르지오 파크라인 1,2단지(642가구·대우건설) 평균 경쟁률은 0.65대 1를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한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두산건설 시공)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487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6가구가 미달됐다.
지방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이 가운데 한때 분양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주목받은 대구시 내 신규 분양 단지가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이달 7월 대구 남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가 총 967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자 244명으로 미달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개 타입 모두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태왕이앤씨의 ‘태왕아너스 프리미어’도 133가구 모집에 33명 신청, 4개 타입 모두 미달을 기록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건설과 태왕이앤씨는 대구 규제지역 완화 이후 흥행에 실패한 사례이기에 눈에 띈다.
대구 분양시장은 올해 계속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대우건설의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가 993가구 모집에 856가구가 미달됐고 최근 GS건설의 ‘범어자이’, 신세계건설의 ‘빌리브 라디체’ 등도 부진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6816가구로 전국 미분양 주택(2만7375가구)의 24.89%를 차지하며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1977가구)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청약저축 가입자 수도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전달 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 감소했다. 2009년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이후 전국 단위로 월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과 5대 지방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가입자 수가 두 달 연속 줄어들었고, 7월에는 인천·경기의 가입자 수도 감소했다.
이는 금리인상과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주택시장 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한 부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미래 성장 기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수도권은 0.5%, 지방은 0.7%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인의 입장에서 그간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부담스럽고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며 매매시장에 신규 진입하는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