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85(2.25%)내린 2425.18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48.97p(1.97%) 내린 2432.06에 개장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0(2.52%) 내린 782.25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인 연설을 한 뒤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시사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8.33p(3.03%) 급락한 32283.4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1.46p(3.37%) 밀린 4057.66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97.56p(3.94%) 추락한 12141.71로 거래를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 4% 이상 하락하며, 2주 연속 떨어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인 기록은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7월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한 달 동안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에 다음 회의에서도 또 다른 이례적인 큰 폭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다음 회의까지 절반의 시간이 지났다며 9월 금리 결정은 입수되는 전체 지표와 전망의 변화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월가는 파월의 발언이 뚜렷하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동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데 시장이 놀랐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개장 전 발표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전월보다 둔화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6.8%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 둔화했다. 7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전달의 1.0% 상승에서 하락 반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상승해 전월치(4.8%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4.7% 상승)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전월 상승률 0.6%보다 크게 낮아졌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인플레 완화에 개선됐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8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예비치인 55.1과 전월 확정치인 51.5를 모두 웃돌았다.
이날 수치는 월가 예상치인 55.2도 웃돌아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저인 50.0에서 크게 개선됐다.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8%로 예비치인 5.0%에서 하락했고, 전달 기록한 5.2%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졌다. 5년 기대 인플레는 2.9%로 전달과 같았으며, 예비치인 3.0%에서 하락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물가 지표가 나온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표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오면서 9월 금리를 50bp 인상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몇 주간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더 많은 경제 지표가 있다며 “아직은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물가 지표는 “환영할만한 뉴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훨씬 더 많은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연준의 9월 행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8월 물가 지표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4% 이상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로 인해 이번주 코스피가 강한 하방 압력을 경험할 것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손주섭 연구원은 29일 “지난 26일 파월 연준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물가안정에 맞춰져 있으며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및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면서 “내년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 풋(Put)을 기대했던 투자심리가 빠르게 꺾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발언 당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37% 급락했고 나스닥지수는 3.94% 폭락했지만 이와 같은 여파가 아직 국내 증시에는 반영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번 주 코스피는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파월 발언 뒤 AMD(6.17%), 엔비디아(9.23%), 마이크론(5.83%) 등 반도체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또한 급락(5.81%)했는데, 최근 10년 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코스피 사이 상관계수가 0.53 수준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음을 고려하면 코스피 하락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송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수요일 이후 삼성전자(1.35%), SK하이닉스(1.28%) 등 주요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면서 “반도체 업종의 상승분 반납과 함께 지수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이익 모멘텀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주간 코스피 이익 컨센서스 또한 하락했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246조590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40조57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해 연초 대비 2.44% 가량 하향조정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0조3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가량 역성장하는 역실적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연구원은 “대부분 업종에서 이익 컨센서스 하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사·자본재(0.81%), 비철·목재(0.63%), 조선(0.49%), 미디어(0.27%), 건강관리(0.24%) 업종은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면서 “한 주간 이익 전망치가 가장 크게 상향조정된 주요 종목은 LX인터내셔널(001120)(6.94%), 농심(004370)(2.1%), SK(034730)(1.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38%), 포스코케미칼(003670)(1.29%) 등”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외국인 사자 흐름은 8주 연속 지속되고 있는데 집중적으로 매수한 업종은 자동차, 기계, 정보기술(IT)가전, 운송, 반도체 등이다. 송 연구원은 “외국인의 자동차 업종에 대한 집중매수는 4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면서 “8월 이후 조선, 자동차, 기계, IT가전, 호텔·레저서비스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 강도가 높게 유지 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업종들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당분간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봤다. 송 연구원은 “금리 인상 기조가 성장주 투자 환경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므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가운데에 저변동성 팩터 전략을 함께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