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하루에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인 가운데 기획재정부도 응원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고통 상황에서 서민들이 마련한 자구책인데 경기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할 기재부가 이걸 홍보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기재부가 공식 SNS에 올렸던 ‘무지출 챌린지’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9일 SNS에 “지출 0원에 도전하기, 가능하신가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인 무지출 챌린지 한번 도전해보실래요?”라며 무지출 챌린지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기재부가 소개한 무지출 챌린지 방법은 총 3가지다. 첫번째로 ‘배가 고플 땐 집으로’라며 점심에는 도시락을 싸고 퇴근 후에는 집밥을 먹는 것으로 외식비로 나가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소개했다.
두번째로는 ‘오늘의 커피 값은 나의 부지런함에’라는 내용으로 걸으면서 운동하고 애플리케이션(앱)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이나 리뷰를 남기고 캐시백을 받아 모은 포인트로 커피값을 해결할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했다.
세번째로는 ‘청소하고 발견한 골동품, 넌 나의 부수입이다’라는 내용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싸늘했다. 한 누리꾼은 “경기 침체로 인해 안그래도 소비 줄이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 침체를 끊어내도 모자랄 판국에 무지출 챌린지라니”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무지출 챌린지를 하기 시작한 이유를 간과하고 가볍게 유행이랍시고 게시물을 올렸다” “경기 침체 되라고 부채질하나” “차라리 가만히 있지”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도 “국민이 소비를 안하면 기업이 다 죽어나갈텐데 제정신인가” “소비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걸까” “자영업자 죽이기”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