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교단에 누워 담임 교사를 촬영하고 있는 듯한 영상으로 논란이 된 학생이 “선생님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해당 교사도 학생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남 홍성교육청은 촬영에 연루된 학생 3명과 교사로부터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학생 중 1명은 교단에 누워 휴대폰으로 교사를 촬영한 의혹을 받았고 나머지는 상의를 탈의하거나 이를 촬영한 혐의로 진술조사를 받았다. 

교육지원청은 교단에 누워 교사를 촬영한 의혹을 받는 학생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2명도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담임교사와 교사를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은 분리조치했다”며 “교사는 아이들과 평소 유대관계가 좋았다고 한다. 아이들의 처벌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6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온 12초 분량의 영상에는 홍성의 한 중학교 남학생이 교사가 수업 중인 교단에 드러누워 교사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외에도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수업을 받는 학생의 모습도 올라왔다. 

영상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선 “학교가 어쩌다 이지경이” “학교가 난장판이 됐다”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학교 측은 영상 속 학생과 교사가 친해서 벌이진 일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29일 SBS를 통해 “담임 교사하고 굉장히 친하게 스스럼없이 지내다보니까 애가 약간 버릇이 없어졌던 것 같다”며 “영상 속 학생이 수업 중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교단으로 올라갔다. 휴대폰으로 검색을 한 것일뿐 선생님을 촬영하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원단체 등은 명백한 교육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문제의 사안은 수업 중 벌어진 ‘교사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라며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하는 학생 행동에 대한 교사의 정당한 교육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일은 학교와 교사의 기본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는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피해와 고통은 해당 교사와 이를 지켜보는 다수의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