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 감소에도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당국은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감소했지만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지표가 착시현상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41%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말(0.45%) 보다 0.03%p 하락한 수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실채권 발생은 기업여신이 8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대부분(83.8%)을 차지했다. 이어 가계여신(1조5000억원), 신용카드채권(1000억원) 순이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5.6%로 전분기 말(181.6%) 보다 24%p 올라갔다.
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부실채권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대손충당금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률(coverage ratio)이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당국은 부실채권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의 착시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에 따라 부실이 감춰져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일례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한 은행들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올해 9월말 종료된다. 은행들의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재무적으로 취약한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이와 관련해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시행됐다”며 “9월말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한계차주 여신 부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에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계속해서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충격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분기별로 지속 점검하고 자본 비율이 취약한 은행들에 대해 자본 확충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