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유일한 백화점으로 시장을 독점하는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부실한 식품위생 관리에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둔 2일 롯데백화점 전주점 지하1층 식품매장에서는 생연어 유부초밥과 떡갈비 유부초밥 등 여름철 상하기 쉬운 생선과 고기 초밥을 판매하면서 적정 냉장온도 표시가 없어 소비자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백화점 식품매장을 찾은 일부 소비자들은 적정 냉장 온도 표시가 없어 백화점이 판매하는 식품이 안전한지 확신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식품 진열대 상태에도 일부 소비자들은 ‘미덥지 않다’는 표정을 보였다. 식품을 넣어 진열한 진열대에 투명 덮개가 없어 위생적으로 취약점을 드러냈다.
추석 명절연휴를 앞 둔 이날 롯데백화점 정육코너에서는 한우 쇠고기 세트와 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 세트를 판매했다.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쇠고기는 한우와 수입산 가격이 2~3배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는데 반해 롯데백화점 정육코너에서 파는 쇠고기 세트는 한우와 수입산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호주산 갈비세트가 38만 5000원이었고, 한우 등심과 국거리 세트가 39만 원으로 수입산 쇠고기는 한우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대라는 인식을 뒤집었다.
전주점이 전북 유일의 백화점으로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값비싼 가격대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더욱이 이날 롯데백화점은 썩고 꼭지가 새까맣게 마르고 알이 다 떨어진 포도와 열대과일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대도 백화점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대형마트 가격대와 비교하면 2~3배를 훌쩍 넘었다.
포도 500g 한 팩이 1만 5800원으로, 대형마트 가격의 3배가 넘었다. 기자의 취재에 점원은 진열된 포도를 황급히 수거했다. 진열된 포도팩을 들어내니 지저분해 보이는 농산물 쓰레기가 드러나 기본적인 위생관리조차 의심이 들었다.
국내산 망고 세트(12개들이) 한 상자 가격이 40만원 가까운 것도 놀라운 일인데 썩은 망고가 버젓이 보이는데도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열악한 식품위생 관리에도 행정에서는 제대로 된 지도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민 불만도 팽배하다.
이에 전주시 완산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해마다 명절에 롯데백화점 지도단속을 해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완산구청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백화점의 부실한 식품위생관리에 가격 횡포도 문제지만, 행정당국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 완산구청에서 롯데백화점 전주점에 대한 지도단속을 통해 적발한 경우는 지난 2006년 ‘위생교육 미필’ 사유로 1건, 2011년 ‘유통기한 경과’ 등 2건, 2013년 ‘위생교육 미필’ 1건 적발에 그쳤다.
전주 서신동에 사는 B씨는 “전북에 하나뿐인 백화점인지라 롯데백화점의 가격 횡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고급 쇼핑몰인 백화점의 엉성한 식품위생 실태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주=이건주 기자 scljh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