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 압도적 승리…이순신, 남모를 질병 앓았다

한산대첩 압도적 승리…이순신, 남모를 질병 앓았다

기사승인 2022-09-13 14:10:24

최근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한산’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사실상 조선의 승리로 끝낸 민족의 영웅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난중일기 속 인간 이순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강한 압박감과 격무, 엄청난 스트레스로 크고 작은 건강상 문제를 겪고 있었다.

난중일기에는 위장염, 수면 장애와 불면증, 다한증, 총상과 고문에 의한 어깨, 척추, 무릎 통증 등을 의심할 만한 다양한 증상이 기록돼 있는데 인간 이순신이 남 모르게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질병에 대해 알아본다.

지속적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위장염

영화 한산의 배경인 한산대전을 치를 당시 이순신은 전라좌수사였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에는 수 차례 관직 등용과 박탈이 반복됐고, 전란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될 수 있는 질병이 바로 신경성 위장염이다. 생사 기로에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면역력이 저하되며 걱정,불안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린다. 난중일기에는 잦은 복통과 토사곽란, 식사를 제대로 못할 정도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임지선 전문의는 “위염과 장염이 함께 동바하는 위장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생기는 신경성 위장염 비중도 크다. 속쓰림, 더부룩함과 미식거림, 잦은 트림과 구토증상이,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잦은 설사의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위궤양이 급성으로 발현되면 토혈 및 혈변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전문의는 “신경성 위장염은 재발이 쉬워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과로와 스트레스로 잦은 음주까지 한다면 증상은 더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난중일기에 ‘광주 목사가 찾아왔는데 아침 식사 전 술을 마시기 시작해 결국 식사도 하지 않은 채 취했다’고 하는데 이를 유추해 보면 그의 위장병 증세가 가볍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경성 위장염은 현대인도 흔히 겪는 대표적 질환이다. 위장 기능은 자율신경계 지배를 받는데, 자율신경계가 스트레스, 우울 및 불안감으로 자극을 받으면 위장 운동기능 문제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며 잦은 음주, 폭음은 피해야 한다. 만약 구토, 설사로 탈수 증상이 심해지면 수액과 전해질을 투여하고 약물 치료도 받아야 한다.

수면장애, 불면증 등 반복되는 증상은 자율신경실조증도 의심

영화에서는 늦은 밤까지 고뇌하거나 악몽에 잠을 설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난중일기에는 잠을 잘 자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다. 왜군은 파죽지세로 한반도를 유린했고 임금은 도성을 버리고 몽진을 떠난 최악의 상황, 나라의 명운을 건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으니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

이런 환경에서 수면장애와 불면증이 반복됐다면 자율신경실조증을 겪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우리 몸이 내분비계와 심혈관, 호흡기, 소화기 등 신체 전반의 기능 조절과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전시 상황에서는 긴장 속에서 일상을 보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생활 환경이 지속되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증상이다.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은 수면장애와 불면증, 신경과민, 두통, 구토 등 다양하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다. 또한 백의종군 직후 모친의 부고와 전쟁 후반부 아들의 죽음으로 정신적 충격과 고통 역시 그의 병의 근원이 되었을 것이다.

잦은 식은땀과 다한증 증상, 건강 이상 신호

난중 일기에 나온 땀과 관련된 내용도 이순신의 건강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식은땀과 몸살에 시달렸고, 자고 나면 땀으로 이불이 흥건히 젖었다’ 는 내용이다.

흔히 식은땀은 대부분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그가 겪었을 극도의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피로 등 본인의 몸 상태에 대해 기록했던 내용을 감안하면 수면 무호흡증, 갑상선 질환, 불안 장애 등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이불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한증은 필요  이상으로 보통 사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인데,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갑상선 이상, 당뇨, 결핵  등의 기저 질환으로 인한 이차적 다한증도 많은 편이다.

임 전문의는 “다한증은 대인 관계나 사회 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바르는 약과 주사 치료를 병행 할 수 있으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땀을 분비하는 부위의 교감 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고, 약물과 주사치료, 수술 치료 등 정확한 치료 방침에 대한 상담은 흉부외과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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