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당시 발언 논란과 관련해 “들은 건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논란이 된 발언이 나온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거기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여러 소음도 많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참석 뒤 퇴장하는 과정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현장 취재진 카메라 영상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발언 속 ‘OOO’이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고 ‘국회’는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에 대한 언급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펀드에 약속한 1억달러 공여가 국회 제동으로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해 한 말이라는 취지다.
해당 발언 당시 윤 대통령 바로 옆에 있었던 박 장관은 “독일이나 프랑스, 캐나다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우리보다 9배, 10배 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1억달러 공여를 발표했다”며 “만약 국회에서 제대로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부끄러워서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윤 대통령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속어 “이 XX들”이 지칭하는 것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당, 야당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며 “보통 미국의 경우 의회라고 하지 국회라고 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이것이 승인돼야 제대로 공여할 수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16시간가량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일정을 전부 마치고) 호텔에 오고 나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외교는 그야말로 국익의 마지노선”이라며 “외교를 정쟁 이슈화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국익을 손상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번 발언 논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