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서 1000억원대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LH가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LH의 PF사업 연도별 당기순손실과 영업손실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과거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LH는 총 12곳의 PF사업을 진행했고 민간자본을 포함한 전체 PF사업의 누적적자는 1조3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LH는 1741억원을 각각의 PF사업에 자금을 넣었고 현재까지 누적 회수금액은 555억원, 진행사업의 지분평가액은 91억원이다. 의원실은 “1741억원을 넣어 555억원을 회수했고 현재가치로 받을 수 있는 돈이 91억원이므로 1095억원의 투자금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라고 설명했다.
PF사업은 보통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라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워 사업을 진행한다. 해당 PFV가 사업주체가 돼 PF를 통해 투자금을 받고, 이렇게 모인 투자금은 개발에 쓰인다.
12개 PF사업 중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는 줄곧 순손실을 기록해 올해 상반기 기준 5039억원의 손실을 봤다.
아산 배방 펜타포트개발의 4544억원을 비롯해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는 1098억원, 용인 동백의 쥬네브와 모닝브릿지는 각각 1592억원과 5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순손실임에도 이들 지역에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점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는 약 39억원이,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는 22억원, 용인 동백의 쥬네브와 모닝브릿지에는 각각 4억원, 5억원 규모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자본잠식, 파산 등으로 종료된 사업 외에 현재 4개의 PF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종료된 PF사업은 투자금 전액을 손실처리 된 곳이 많다. LH는 아산 배방의 펜타포트개발에 119억원,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 105억원, 용인 동백 모닝브릿지에 23억원을 투자했으나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사업이 종료됐다.
LH는 자료제출을 통해 “해당 사업의 손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황 및 사업기간 장기화, 미분양 등의 이유로 금융비용이 증가해 사업수지가 약화됐다”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그동안 PF 사업의 허술한 관리와 수백억대 혈세낭비 사례를 보면 국민께서도 LH의 윤리적 문제 뿐만 아니라 업무 실행 능력에 의문을 가질 것”이라며 “해당 사업 폐지가 결정된 만큼, 사업 종료 전까지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 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