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에 샴푸·물티슈까지…국감 소환된 기업 수장들

진단키트에 샴푸·물티슈까지…국감 소환된 기업 수장들

식약처 국감 증인 6명 중 5명, 기업 대표 ‘줄소환’
무허가 자가진단키트 유통·자연갈변 샴푸…주요 쟁점

기사승인 2022-10-05 06:00:14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국정감사도 어김없이 기업 경영진이 대거 소환됐다. 

식약처 국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진단키트, 샴푸, 물티슈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 품질 및 안전성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예정이다.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식의약 분야 제도혁신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7일 식약처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증인은 △주성원 쿠팡 전무 △김양수 네오팜 대표 △임준범 롯데칠성음료 전략기획부문장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 △류재민 LG생활건강 CRO 부사장 등이다. 총 6명 중 5명이 기업을 대표해 등장한다.

쿠팡은 무허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유통‧판매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쿠팡에서 구매한 검사키트의 시약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가 지난 3월에 구매했다.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식약처 확인 결과 해당 제품은 중국산으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지 않았다. 쿠팡은 오픈마켓 특성상 해당 상품은 쿠팡이 직접 들여온 것이 아니며, 개별 판매자가 직접 등록해 판매한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에 쿠팡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최종 관리자임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네오팜은 MD크림(Medical Device·피부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점착성 투명창상피복재) 온라인 불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의논할 예정이다. 네오팜은 ‘제로이드MD’를 판매 중이다.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도 가능하며, 실손보험 혜택도 적용받을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실손보험 혜택을 적용받아 해당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한 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제값을 받고 되파는 행위가 빈번히 발생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적용 기준을 강화했고, 실제 치료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환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네오팜은 온라인 불법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의심 사례를 포착해 신고하는 등 자체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제도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월부터 일반식품에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가 함유된 경우, 제품에 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부터 저칼로리 음료, 무설탕 음료, 식이섬유 함유 음료 등 기능성 표시 식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기능성 표시로 기업들은 건강에 보다 도움이 되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가 무분별한 광고를 부추기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정확한 이해를 어렵게 한다고 비판한다.

JW중외제약은 경장영양제 섭취 시 필요한 ‘피딩라인’의 유료화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피딩라인은 건강보험 급여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구매해 사용해야 하는 의료기기다. 구강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이 코를 통해 음식물을 공급받을 때 사용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경장영양제를 구매하면 피딩라인을 무상으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식약처가 2등급 의료기기 공급내역보고를 의무화하면서 기업들은 피딩라인을 유료화했다. 원가 및 인건비 상승은 물론, 무상 제공이 리베이트 행위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다.

LG생활건강은 물티슈에서 위해성분이 검출된 사건의 사후 조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7월 LG생활건강의 어린이용 물티슈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에서 살균 보존제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됐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로, 현재는 세척제나 물티슈 등 위생용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으로 지정됐다. 

식약처는 해당 물티슈 제품 7920개에 대한 회수폐기 명령을 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이미 판매된 소비자사용량을 제외한 판매업자 보유량인 395개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실제 회수량은 161개에 그쳤다. 특히 소비자 신고로 회수된 제품은 1개에 불과했다. 기업이 제품의 위해성과 회수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모다모다의 자연갈변 샴푸도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이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이사는 참고인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모다모다가 개발해 판매 중인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에는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 함유됐는데, 이 성분은 유전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유럽연합과 아세안 10개국이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식약처는 1, 2, 4-THB를 화장품 사용 금지성분으로 지정하는 고시개정안을 냈지만, 모다모다의 반발로 폐기됐다. 올해 3월 규제개혁위원회는 식약처와 모다모다에게 향후 2년 6개월 동안 추가적인 위해검증을 실시, 사용금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객관성과 전문성이 담보된 검증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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