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간 폐업한 상조업체 고객 미환급액...508억원에 달해

5년여간 폐업한 상조업체 고객 미환급액...508억원에 달해

"법안 공백 기간에 대한 대책 마련해야"

기사승인 2022-10-06 12:17:29
코로나19 확산 영향에도 불구하고 상조업계는 7조원대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지난 5년여간 폐업한 상조업체가 고객에게 미환급한 선수금 규모는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상조업 시장 동향'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폐업한 상조업체 수는 총 66개, 그중 고객이 낸 선수금을 돌려주지 않은 업체가 63개(95.4%)로 그 피해액(미환급액) 규모만 508억 1105만원(보상미완료자 총 8만 43명)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8년 29억원, 2019년 94억원, 2020년 132억원, 2021년 동결, 2022년 현재 약 508억원으로 폐업한 상조업체가 없었던 2021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누적 미환급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예치기관별 미환급액 규모를 보면, 상조보증 공제조합은 한국상조공제조합 469억 5956만원 상조보증공제조합 1억 7454만원 순으로 총 471억 3410만원(92.7%, 보상미완료자 총 9444명)이었다.

은행권은 신한은행 20억 2053만원, 우리은행 13억 873만원, 하나은행 2억 4745만원, 국민은행 1억 24만원 순으로 총 36억 7695만원(7.3%, 보상미완료자 총 70,599명)이다. 이같이 상조업체 폐업에 따른 대규모 미환급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는 공정위 소관법률 부재도 한몫했다.

현행 할부거래법에는 상조업체가 선수금 관련 내용을 고객에게 통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 상조업체 폐업 시 선수금액, 납입횟수 등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폐업한 상조업체의 선수금 환불 고지 규정은 별도로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법령상 근거 규정은 없으나 상조업체가 폐업이나 등록취소·말소된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치기관에 통보 하고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고객의 미환급액을 관리하는 예치기관인 은행권과 공제조합의 관리 규정 역시 부실했다.

은행권의 경우, 고객 선수금에 대한 환불고지 의무규정 조차 없었고, 공제조합은 환불고지 의무규정(고객 선수금에 대해 지급안내서를 우편 및 문자메시지를 발송)은 존재하나, 그 보상기한을 공제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법률부재 및 관련규정 부실로 환급되지 못한 고객 선수금은 은행권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보상기한을 지나 고객에게 환급해줄 의무가 없는 미환급액 누적 규모도 수백억에 달한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은행 및 상조조합의 미환급액 누적 이자 수익을 현황 살펴보면 2018년 9447만원, 2019년 4억 5244만원, 2020년 6억 8756만원, 2021년 8억 4334만원, 2022년 8월말 기준 11억 5616만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상조조합의 경우 2012년 이후 보상기한 3년이 지나 고객에게 환급해줄 의무가 없는 미환급액 누적 규모가 약 5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상조조합의 이자수익은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고, 공정위도 이자수익에 대해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수년간 부실규정의 방치로 고객 선수금 피해 규모가 증가하는 것과 달리, 폐업한 상조업체 및 상조보증 공제조합은 막대한 금융 이자수익을 챙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강민국 의원은 "공정위는 고객 미환급액에 대한 금융 이자수익과 막대한 미환급 누적액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단순히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소극적 태도로 방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공정위는 상조업체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선수금 납부관련 내용을 직접 통지하도록 하는 정부안을 상정했으나, 법안 통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조업체와 긴급간담회를 열어 관련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최소 분기 1회 등 정기적으로 보고 받아 법안 공백 기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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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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