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이 연이어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은 커지는 가운데 임원들은 스톡옵션으로 2560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그룹은 상장사 89곳 중 이익규모가 가장 컸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시총 500대 기업(6월 30일 기준)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한 172곳 중 행사 내역을 알 수 있는 89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중 스톡옵션 행사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카카오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다. 조사 대상은 전·현직 임원(계열사 포함)으로, 직원은 제외했다. 스톡옵션 행사일은 확인이 불가능해 스톡옵션 행사로 주식을 취득한 날을 행사이익 계산 시 기준일로 산정했다고 CEO스코어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는 2020년 170억원(11명), 2021년 351억원(10명), 올해 상반기 792억원(8명) 등 1312억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1000억원을 넘겼다.

카카오페이(785억원, 8명) 등 계열사 3곳을 합하면 카카오그룹의 행사이익 규모는 2560억원으로 전체의 26.1%였다.

스톡옵션 행사이익 규모가 큰 개인 상위 5명 중 3명이 카카오그룹 임원이다.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가 475억원의 이익을 내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409억원, 윤석준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384억원,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전 대표 각각 362억·33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류 전 대표와 이진 카카오페이 전 사업총괄 부사장(CBO) 등은 지난해 11월 말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12월 초에 전량 매도해 비판받았다. 이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차기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가 사퇴하기도 했다.

카카오 그룹주 모두 연중 50%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9시 4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57.82%), 카카오뱅크(-72.50%), 카카오페이(-80.25%), 카카오게임즈 (-59.41%)다.

지난 13일 4개사 모두 연중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카카오 4만7300원, 카카오페이 3만3950원, 카카오뱅크 1만6500원, 카카오게임즈 3만4500원 수준이다.

한편 시총 500대 기업(6월 30일 기준)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한 89곳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총 9794억원이다. 코스피 지수가 3300p대까지 올랐던 작년 스톡옵션 행사이익 규모는 5475억원으로 전체의 55.9%를 차지했다. 2020년은 1956억원, 올해 상반기는 236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