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확산 주요 원인으로 ‘19A 혈청형’ 꼽혀

폐렴 확산 주요 원인으로 ‘19A 혈청형’ 꼽혀

항생제로 사멸 안 해…“19A 포괄하는 백신 사용해야”

기사승인 2022-10-28 16:23:34
론 다간 이스라엘 벤 구리온 네게브 대학 교수가 28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프리베나13 소아 백신 클래스’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성주 기자 

28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프리베나13 소아 백신 클래스’를 개최하고 폐렴구균 백신의 공중보건학적 가치를 공유했다.

강연을 진행한 론 다간 이스라엘 벤 구리온 네게브 대학 교수는 폐렴구균 가운데 19A 혈청형의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폐렴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폐렴구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비인두에 상재균이 있는 무증상 보균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인두는 코의 가장 깊숙한 뒷부분과 입천장이 맞닿는 공간이다. 무증상자의 상재균이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옮겨 간다면 폐렴이 발병할 위험성이 크다. 

상재균 가운데 주목해야 할 유형은 19A 혈청형이다. 론 다간 교수는 “19A 혈청형은 지역사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흉막폐렴과 같은 중증의 폐렴을 일으킨다”며 “호흡기 손상뿐 아니라 신장과 청력의 손상, 수막염, 균혈증 등의 질환으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19A 혈청형의 높은 위험도는 항생제 내성 탓이다.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사회에서는 폐렴구균 가운데 항생제로 인해 사멸하지 않는 혈청형만 남게 된다. 19A는 특히 높은 항생제 내성을 갖는 혈청형이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 빈도가 높은 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최근 폐렴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19A 혈청형이 지목되고 있다.

국내에서 앞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진단받은 19세 이하 소아 청소년에서의 혈청형 분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A 혈청형이 전체 환자 중 약 10%를 차지했다. 이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다른 혈청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을 겪는 해외 국가들도 있다. 벨기에의 경우 2016년부터 19A 혈청형으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률이 증가했다. 뉴질랜드에서는 2019년 이후 19A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특히 2008년 이후 출생한 소아 청소년 침습성 폐렴구균 환자를 올해 2분기까지 분석한 결과, 19A 혈청형이 76.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현재 국내외에서 접종되는 폐렴구균 백신은 예방 가능한 혈청형의 유형 및 개수에 따라 구분된다. 7개 혈청형(4, 6B, 9V, 14, 18C, 19F, 23F)을 포함하는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인 PCV7, 여기에 6가지 혈청형(1, 5, 7F, 3, 6A, 19A)을 추가한 PCV13 등이 있다. 이외에 65세 이상에서 접종하는 다당질백신 PPSV23도 사용되고 있다.

론 다간 교수는 “19A 혈청형은 질병의 확산 및 중증의 질환을 유발하는 이른바 ‘악당 혈청형’이라고 표현한다”며 “특히 항생제를 남용하고, 19A 혈청형을 포괄하지 않는 백신을 사용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지역사회는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경우 과거 PCV7을 사용해 접종하다가 19A 확산으로 인한 문제를 겪었고, 곧바로 정책적으로 PCV13을 접종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며 “각 국가별로 지역 역학적 요소를 확인하고, 주요 혈청형에 대해 직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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