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소재에 근현대사 한 스푼, ‘커튼콜’ [볼까말까]

시한부 소재에 근현대사 한 스푼, ‘커튼콜’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2-11-01 17:39:25
KBS2 새 월화드라마 ‘커튼콜’ 포스터. 빅토리콘텐츠

도입부부터 스케일이 남다르다. 배우진도 화려하다. 시작은 다소 심심하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커튼콜’이 31일 첫 방송을 마쳤다.

‘커튼콜’은 시한부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강하늘, 하지원, 고두심, 권상우, 정지소, 성동일, 노상현 등이 출연한다.

첫 회는 금순(고두심)의 사연으로 막을 올렸다. 젊은 시절 금순(하지원)은 6·25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작전으로 남편(강하늘), 아들과 생이별했다. 이후 남한에 자리 잡은 금순은 대형 호텔 프랜차이즈를 거느린 자산가가 됐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던 금순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좌절한다. 금순의 손자 세연(하지원)과 세준(지승현)은 호텔 경영을 둘러싸고 대립한다. 이 가운데 호텔 전 지배인 상철(성동일)은 금순을 위해 북에서 자란 그의 손자 리문성(노상현)의 행적을 수소문한다. 하지만 리문성이 범죄자로 살고 있는 걸 알고 고민에 빠진다. 이후 상철은 무명 연극배우 재헌(강하늘)을 기용해 금순을 위한 연극을 꾸미기로 한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커튼콜’ 1회 방송화면

유행을 따르는 드라마는 아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주말드라마 분위기다. 1950년 흥남부두 철수 작전과 전쟁 후 모습, 2002년 제4차 이산가족상봉 등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가 곧 개연성이다. 실감 나는 연기에 자연히 몰입하게 된다. 배우 고두심의 차진 연기가 역사 속 순간을 현실처럼 되살린다. 1인 2역을 소화한 하지원, 강하늘과 성동일은 이름값에 맞는 호연을 펼친다. 애플TV+ ‘파친코’로 주가를 높인 노상현은 눈빛만으로 극에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시한부 소재를 다룬 여타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무조건적인 신파는 아니다. 개인의 슬픔을 역사와 연결해 차별화를 꾀했다. 앞으로 시한부 소재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영화 ‘히트맨’과 ‘청년경찰’ 시나리오를 쓴 조성걸 작가가 대본을 썼다. KBS2 ‘달이 뜨는 강’,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의 윤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첫 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7.2%를 기록했다. 2회부터는 평온했던 금순 가족에게 파란이 일어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예정이다.

볼까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을 재밌게 봤다면 일단 보자. 이야기의 시작을 연 흥남부두 철수작전 장면이 반가울 수 있다.

말까

이산가족 상봉과 시한부 등 소재가 다소 무겁다. 밝고 가벼운 작품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스릴 넘치는 장르물이나 자극적인 전개,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가 익숙한 시청자는 다른 작품을 보는 게 낫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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