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부터 스케일이 남다르다. 배우진도 화려하다. 시작은 다소 심심하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커튼콜’이 31일 첫 방송을 마쳤다.
‘커튼콜’은 시한부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강하늘, 하지원, 고두심, 권상우, 정지소, 성동일, 노상현 등이 출연한다.
첫 회는 금순(고두심)의 사연으로 막을 올렸다. 젊은 시절 금순(하지원)은 6·25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작전으로 남편(강하늘), 아들과 생이별했다. 이후 남한에 자리 잡은 금순은 대형 호텔 프랜차이즈를 거느린 자산가가 됐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던 금순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좌절한다. 금순의 손자 세연(하지원)과 세준(지승현)은 호텔 경영을 둘러싸고 대립한다. 이 가운데 호텔 전 지배인 상철(성동일)은 금순을 위해 북에서 자란 그의 손자 리문성(노상현)의 행적을 수소문한다. 하지만 리문성이 범죄자로 살고 있는 걸 알고 고민에 빠진다. 이후 상철은 무명 연극배우 재헌(강하늘)을 기용해 금순을 위한 연극을 꾸미기로 한다.
유행을 따르는 드라마는 아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주말드라마 분위기다. 1950년 흥남부두 철수 작전과 전쟁 후 모습, 2002년 제4차 이산가족상봉 등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한부 소재를 다룬 여타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무조건적인 신파는 아니다. 개인의 슬픔을 역사와 연결해 차별화를 꾀했다. 앞으로 시한부 소재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다. 영화 ‘히트맨’과 ‘청년경찰’ 시나리오를 쓴 조성걸 작가가 대본을 썼다. KBS2 ‘달이 뜨는 강’, 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의 윤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첫 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7.2%를 기록했다. 2회부터는 평온했던 금순 가족에게 파란이 일어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예정이다.
볼까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을 재밌게 봤다면 일단 보자. 이야기의 시작을 연 흥남부두 철수작전 장면이 반가울 수 있다.
말까
이산가족 상봉과 시한부 등 소재가 다소 무겁다. 밝고 가벼운 작품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스릴 넘치는 장르물이나 자극적인 전개,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가 익숙한 시청자는 다른 작품을 보는 게 낫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