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민 시각은 ‘희생의 또 도구화’ vs ‘희생의 재발방지화’

‘이태원 참사’ 국민 시각은 ‘희생의 또 도구화’ vs ‘희생의 재발방지화’

국가 애도기간 내내 여야 책임 소재 두고 정쟁 지속… 국민 편 나누기 여전
민주당, ‘이태원 참사’를 ‘제2의 세월호’로 규정… 尹 정부 압박 정치 투쟁
국민의힘, ‘선(先)수습-후(後)책임’ 입장
여권 고위 관계자 “尹대통령, 이번 참사 진심 애도… 野도 국가 안전대책 마련에 동참 원해”
“야당 이번 참사 이용해 또 정치 투쟁하면 국민들에 역풍 맞을 것”

기사승인 2022-11-05 13:45:31
이태원 참사 발생 현장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5일. 여야가 책임 소재를 두고 정쟁을 벌이고 있다.

사고 발생 당시부터 여야는 일단 정쟁을 중단하자는데 의견을 함께했지만 사고 발생 전부터 112신고가 빗발쳤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여야간의 정쟁이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을 촉구하며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들었고, 특히 이번 참사를 ‘제2의 세월호’로 규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번 참극을 ‘정쟁의 도구화’로 비화시킨다”며 ‘선(先)수습-후(後)책임’을 우선순위에 두자는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력과 국력을 집중해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사전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성 의장은 “국가 책임은 직·간접적으로 모든 것을 수용하고 책임지는 것이고 지금 엄중한 사태에선 사태 수습과 유가족 위로부터 하고 논리적·법적 문제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며 “국민 모두에게 빨리 수습하는 정부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세월호 때처럼 비극적 사고가 있을 때마다 당파적 저울을 꺼내들며, 누군가를 악마화 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가장 저열한 정쟁이므로 ‘비극의 정쟁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는 제2의 세월호 참사”라면서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규명을 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라며 이태원 참사에 세월호 참사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달 30일에는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태원 참사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추모하는 여야.   연합뉴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태원 사태 애도기간 마지막 날까지 야권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황당한 주장들 같다”며 “많은 생명이 희생된 걸 정치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 같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무엇을 했나? 세월호 희생자들을 놓고 고맙다고 했던 당시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지난 5년 동안 세월호 이후 안전대책 마련한다고 하더니 그 대책이 무엇인가? 5년간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정치투쟁하더니 이제 또 그때의 향수병이 도진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 이태원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은 ‘희생의 또 도구화’냐 아니면 ‘희생의 재발방지화’냐로 야당의 주장과 윤석열 정부의 다른 행보를 보고 있다. 여기에 후자의 입장을 지지하기 때문에 야당의 선동에 미동도 않는 것이다. 국민은 야당의 주장을 ‘희생의 정치도구화’로 본 반면에 윤 대통령의 행보는 ‘희생의 재발방지화’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미 프레임 구도에서 더 이상 야당의 논리에 부화뇌동을 하지 않을 거”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은 야당과 윤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야당의 ‘정권투쟁이 먼저냐’ 윤 대통령의 ‘국민생명안전이 먼저냐’로 이미 판단은 내린 것”이라며 “야권은 세월호에 이어 또 다시 참사를 이용해 정권투쟁의 도구로 삼는다는 것을 더 많은 국민들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야권의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나설수록 야권의 투쟁은 결국 윤 정부를 도와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 참사를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장,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용산경찰서장이 책임져야 할 이 모든 짐을 대통령이 마다하지 않으며 애도기간이 끝나는 오늘까지 각료들과 함께 진심으로 유족들을 위로하고 슬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국가재난과 희생을 정략의 도구로 삼는 후진 국가로 갈 것이 아니라 철저한 원인규명을 밝혀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힌 뒤 다시는 이와 같은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난방지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더욱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적인 일이다. 야당도 국민의 희생을 정치투쟁의 수단으로 삼아 희생자들의 가슴을 두 번 아프게 할 것이 아니라 재난방지대책에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당도 정치투쟁만 하려하지 말고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국가 차원의 안전대책을 제시해주는커녕 대안 없는 야당 투쟁은 철부지들의 정치행패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야당의 억지투정이 설득력이 있겠나? 결국 국민들에게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북한에 퍼주기 한 것 외에 국민생명 안전을 위해 무엇을 했나? 또 다시 야당이 이번 참사를 이용해 정치 투쟁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한 번 속은 이상 두 번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여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입장이 강경한 만큼 5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을 마치는 순간부터 야당은 ‘정부 책임론’을 내세워 공세를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참사로 닷새 연기돼 오는 8일 개최되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와 내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행안위 전체회의 현안 질의에서 각각 여야 간 충돌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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