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안우진이 데뷔 당시 불거졌던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안우진은 1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휘문고등학교 시절 학폭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학폭에 있어서는 늘 자유롭지 못했다. 학폭 논란과 관련해 제가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침묵 밖에 없었다”며 “학폭 논란의 무게를 견뎌온 시간인 만큼 제 입장을 밝히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저도 이제 사안의 진실에 대해 조심스레 입장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휘문고 3학년이던 2017년 학폭 의혹을 받았고 프로 입단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진상 조사를 거쳐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키움 구단도 안우진에 정규시즌 50경기 출장정지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그는 “학폭 논란이 불거진 2017년 당시 후배들이 학교폭력대책위원회와 경찰 조사에서 저를 용서해 줬고, 나아가 지금은 저를 응원해주고 있다. 학폭 기사가 저희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갈라 놓았지만 저희는 늘 서로를 응원하는 선후배 사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선배이지 못했다는 점, 선배로서 훈계 차원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이번 논란으로 긴 터널을 지나며 끊임없이 반성하고 속죄했다”고 덧붙였다.
당시의 언론 보도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언론 보도 이후 저는 가혹한 학교 폭력을 행한 악마가 돼 있었다. 여론의 질타 속에 사안의 구체적인 진실은 묻혀버렸다”라며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학교 폭력이라는 네 글자의 주홍글씨로 모든 진실을 덮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안우진은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랐고, 무려 224개의 삼진을 잡아내 토종 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선 '염산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러자 당시 '폭력 사건 피해자'로 지목됐던 전 휘문고 선수들은 최근 안우진의 학교 폭력이 과장된 부분이 있다며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한편 안우진은 KBO가 이날 발표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관심 명단 50명’에서 제외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