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히잡 시위’를 불러온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도덕경찰’ 제도를 폐지한다.  

4일(현지시각) AP·로이터·N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은 한 종교행사에서 “도덕경찰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 제도가 폐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사법부는 계속해서 풍속 단속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도덕경찰은 이란 여성의 히잡 착용 등을 비롯해 이슬람 풍속 단속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체포 과정에서 여성을 구타하거나 납치하듯 연행하는 폭력적인 단속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 9월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사건 후 2개월 넘게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지도층에선 히잡 관련 규정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의 공화주의와 이슬람주의 기반이 헌법적으로 확립돼 있다면서도 “유연하게 헌법을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 단체는 현재까지 최소 470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고 1만8000여 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