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 최저수준을 기록했던 국내 카드론 잠재부실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체채권 회수 조직을 확대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19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국내 신용카드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잠재부실률은 5.04%로 지난달보다 0.03%p(포인트) 상승했다. 잠재부실률은 전체 대출자 가운데 30일 이상 연체한 비율을 의미한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 국민 등 금융지주 계열 전업카드사와 삼성 현대 롯데 등 기업 계열 카드사, 농협·기업·SC제일·지방은행처럼 카드업을 겸영하는 은행 등 여러 계열을 불문하고 잠재부실률이 모두 상승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잠재부실률 상승에 대해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던 착시효과가 끝난 것”이라며 “연체 차주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체채권 회수 조직을 확대하거나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다.
부실채권 추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A카드사는 최근 관련 인력을 30%가량 늘리기로 결정하고 채용 확대에 들어갔다. 금융사의 채권 추심 업무를 대행하는 한 신용정보업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이후 부실 채권이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면서 “카드사별로 채권 추심업무를 확대한다는 공식 발표는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통 카드사 채권연체 업무는 내부직원이 수행하는데 이후 일정 연체기간이 지나면 추심 실행 등 업무를 아웃소싱으로 진행한다.
카드업계는 잠재 부실 위험 대비해 대손충당금도 늘리고 있다. 규모가 커져 순익 감소 요인이 되는 것까지 감안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카드의 충당금 잔액은 올 들어 1056억원 증가하며 2조원을 돌파했다. 그 뒤로 현대카드 971억원, 신한카드 935억원, 우리카드 859억원 등의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