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꾸준히 운동해야지.”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초 많은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작성하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2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 새해 계획 및 운세 서비스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79.8%의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천률과 관련해서는 ‘잘 실천하지 못하는 중’이 55.1%, ‘잘 모름’은 4.2%를 기록했다. 10명 중 5명이 새해 시작 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계획 실천에 실패한 셈이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74.8%는 굳건한 의지 없이 새해 계획을 이루기 힘들다고 답했다. 이들은 특히 ‘새해 계획 달성에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는 ‘본인의 의지’를 꼽았다.
그렇다면 본인의 의지를 다지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삼육대학교 심리상담학과 정성진 교수는 “심리학자들은 끈기(persistence)를 ‘시작한 일을 마무리해 완성하는 능력이자,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행동을 지속하며 과제를 완수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2022년도 4분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의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부터 시작된 해당 문구는 월드컵까지 그 열기를 이어갔다. 부상과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프로게이머 ‘데프트’ 김혁규는 데뷔 10년 만에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은 포르투갈이라는 난적을 넘어 12년 만에 16강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혁규와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은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끈기와도 유사하다. 국어사전에서 끈기는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버티어 나가는 기운’으로 정의된다. 정 교수는 끈기의 사전적 의미를 “한마디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정의했다.
정 교수는 “결심하고 목표를 정하기는 쉽지만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는 것은 어렵다”며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끈기 있게 노력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끈기 없이는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끈기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노력한다. 정 교수는 “끈기가 뛰어난 사람은 낙수가 바위를 뚫듯이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을 견디고 즐긴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성인이 끈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끈기의 보상을 시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격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게 어울리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한다.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목표를 적고 목표를 이루는 과정까지의 보람과 뿌듯함을 자주 상상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를 작게 세분하여 ‘할 일 목록’을 만든 뒤, 약간의 끈기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부터 성취해 나간다. 작은 성취가 누적되면 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첨언했다.
끈기를 기르는 것은 이를수록 좋다. 정 교수는 “어린 시절 어떤 일을 끈기 있게 해 칭찬이나 보상을 받았던 사람은 다른 일도 끈기 있게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다 점점 타인의 칭찬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을 느끼기 위해 끈기를 발휘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의 끈기 증진 방법에 대해 그는 “어린이가 끈기 있게 노력한다면 부모나 교사는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게임은 끈기 향상에 도움이 된다.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공전영 교수는 “게임을 통한 끈기 향상은 오래전부터 ‘기능성 게임’이라는 분야로 연구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을 통한 끈기 향상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 교수는 “학문에서 끈기는 과제를 수행하고 한계를 극복하며 장기적으로 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마음가짐이자 하나의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안에서는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지루한 순간도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실력을 기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 연습한다. 이러한 플레이는 실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은 노력과 보상의 구조가 확실하다.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끈기를 통한 성취감 프로세스가 학습될 수 있다. 끈기라는 개인의 능력도 이 과정에서 학습되고 강화된다”고 덧붙였다.
공 교수는 그러면서도 “끈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플레이 시간이 포함된다. 목표 달성도 좋지만 적절한 시간과 양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 시간의 통제가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도한 게임 플레이는 많은 시간과 정신적 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정신이나 생활 리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계획을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끈기, 즉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교수는 “나에게 어울리는 일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끈기 있게 해야한다. 새롭게 결심하고 노력하는 매일이 누적된다면 연말에는 분명 끈기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