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7일 YTN 라디오 뉴스와이드에서 “이기영 입장에서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양형에 아주 유리하기에, 의도적으로 엉뚱한 곳을 지목을 하면서 마치 사실인 양 얘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기영이 평소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허언증 증상이 농후하고 리플리증후군도 예상된다”면서 “진술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내거나 또 다른 신문 기법을 활용해야 유죄 입증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신 수색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 대해 이 교수는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면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증거는 자백밖에 없다”며 “법리상 자백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에 고의도 없었고 단순한 상해치사라고 이야기하는데 상해치사 역시 입증하기 녹록지 않다. 시신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거짓말을 상당히 교묘하게 하면서 본인의 무죄를 받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시신 수색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 대해 이 교수는 “벌써 4개월 이상이 지났고 더군다나 이 천 주변이 범람을 했던 곳이기 때문에 시신이 유실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날씨가 춥고 땅도 얼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했다. 또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이기영은 송치 전날 동거녀 시신 유기 방법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며 파주시 공릉천변의 구체적인 장소를 매장 위치로 지목했다. 검찰은 6일 이기영과 동행해 시신 수색 현장을 찾았으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