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대계’란 말은 이미 닳고 닿은 교육계 격언이다. 교육은 한 사회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기에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은 격언이 무색할 만큼 정권 교체 때마다 획기적으로 바뀐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룬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승미 서울시의원은 이러한 교육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 중 하나다. 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정치 논리도 정파적 이해득실도 전격 배제하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쿠키뉴스는 최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실에서 2년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직을 맡아 수행할 이승미 시의원을 만났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화두로 떠진 ‘교육개혁’을 비롯해 교육계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정치철학과 교육관을 들여다봤다.
다음은 이승미 교육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시도지사랑 교육감이랑 러닝메이트제 도입에 대한 생각은
▶반대하는 편이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진보·보수 교육감 후보라는 식의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교육은 정치적 요소보다는 다소 거리가 있어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는 독립적인 교육행정이 필요할 때가 상당하다. 교육적인 시선과 관점에서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제로 가게 된다면 교육감은 부시장 수준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개혁’ 이슈를 던졌다. 이에 대해 동의하는지
▶교육개혁이라는 화두를 던진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다. 언제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교육개혁을 이루겠다는 로드맵이 빠진 것은 결국 선언적 이야기일 뿐이다. 개혁이라는 것은 말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어떻게 개혁하고, 투입될 예산은 어떤 식으로 마련할 것인지 등등 충분히 고려해야 해야 한다. 대학지원 권한을 지방 이양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아무런 것도 정해진 게 없어 교육공무원과 지방 교육청 직원들도 막연히 스탠바이만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교육개혁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 디지털 기반의 교육 환경 조성에 많은 정책적 고려와 노력이 있었다. 또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맞물려 디지털 기반 교육이 더욱 주목받았고 상당히 탄력을 받았던 듯하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등에 많은 예산을 배정해 호평받기도 했다.
또 낙후된 교육시설에 대한 개선 노력도 이전 정부에서 이룬 교육혁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다른 시도에 비해 좋은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이러한 낙후 시설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었고, 결국 교육 환경 기반을 탄탄히 만드는 역할을 문재인 정부 시절 주로 해왔다.
-올해 교육예산이 꽤 삭감됐다
▶5688억원 정도 삭감됐다. 근데 삭감의 근거가 솔직히 명분이 없다.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디지털 교육을 강조했다는 이유로 삭감한 건인데 현재 윤석열 정부의 교육 기조도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1인 1 스마트 디지털 교과서 정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추진하겠다는 교육 정책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과 결을 같이 하는 예산을 여당 소속 서울시의회 교육 위원들이 제대로 살피지 않고 전체 삭감했다는 건 굉장히 모순적이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 방향성이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정권이 바뀌면 전체적인 정책 기조가 바뀌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볼 필요도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든 ‘디지털 혁신’ ‘디지털 교육’으로 가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신들과 정치 성향을 다른 조희연 교육감이 해당 사안을 설명하니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그들이 조금 난처해진 상황 같다.
-교육 관련 정책 및 제안을 낸 걸로 안다. 교육 정책 고안은 어떤 식으로 하나
▶‘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주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지역구인 서대문구 관내 교육기관을 자주 방문해 일선 현장의 교육자부터 학부모, 학생들까지 다양하게 만나가면서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각계각층의 생각이 다른 지점들이 있다.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번뜩이는 교육 제안이 나오더라.
-정치인 이승미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지방의원들은 선출직이지만, 정치인보다는 약간 더 행정에 가까운 성격을 지녔다고 본다. 현실에서의 문제를 가장 먼저 듣고 전달해서 빨리 해결해 주는 이들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