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게임 이용자들과 대면해 직접 위원 전문성 부족, 미흡한 소통 문제 등을 사과했다. 앞으로 게임 이용자들과의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게임위는 17일 서울 용산구에서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기관 출범 이후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는 이용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게임위는 작년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 대한 직권등급재분류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용자들로부터 전문성과 투명성 문제를 지적 받았는데, ‘바다이야기’와 흡사하다고 평가되는 ‘바다신2’가 전체 이용가로 심의된 것이 대표적이다. 심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공개도 없었기 때문에 밀실 심사 의혹도 제기됐다.
‘외주 비리 의혹’도 재조명됐다. 2017년, 38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은 작년 10월 29일 국회 앞에서 게임위의 자체 등급분류 시스템 구축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시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기도 했다.
간담회에선 작년 11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와 관련한 내용을 비롯해 등급 분류, 소통 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한 참가자는 게임위원들의 경력이 게임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현재 게임위 공식 홈페이지에는 9명의 위원이 등록돼 있는데, 해당 위원들 가운데 직접적으로 게임과 관련된 경력이 기재 된 위원은 단 두 명이다. 게임위는 “심의위원 자격 요건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최대한 게임 전문성이 있는 위원들로 영입하겠다”고 답했다.
블루 아카이브 등급 상향 사태 이후 불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등급 분류 회의록의 세부적인 방식을 고민 중이다. 조만간 확정해 공개하겠다”며 “분기별 소통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또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을 집적 방문해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간담회가 마무리됐지만, 이용자들은 의견은 분분하다. 게임위의 변화 움직임에 반색을 표한 이용자도 있는 반면, 게임 커뮤니티 내에선 간담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간담회가 평일 낮에 열린 탓에 참가 의사를 밝힌 41명 중 실제 참가자는 20명에 그친 데다가 현장 중계나 녹화, 녹음 없이 비공개로 진행돼 참가자 외에는 토론 내용을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관장인 김규철 게임위원장이 불참한 점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설문조사 내 대다수가 평일 오후 2시를 선택했다”면서 “(참석한 이용자 가운데)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는 분들이 계셨다. 현장에 오신 분들에게 영상 촬영과 녹음을 지양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전체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괜찮았겠지만 자유로운 소통을 지향했기 때문에 (온라인 중계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간담회 내용은 곧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간담회를 추가적으로 열어 이용자들의 의견을 더욱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직접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에 방문한 이용자들도 위원회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부족한 부분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개선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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