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의 진화, ‘확장형 케이지’ 경쟁 붙는다

디스크 수술의 진화, ‘확장형 케이지’ 경쟁 붙는다

척추 케이지 시장, 2026년 18조 규모
환자 척추 맞춤형 수요 증가…부작용, 통증 줄여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이어 시지바이오 시장 진출

기사승인 2023-01-26 06:00:10
시지바이오(위), 엘앤케이바이오메드(아래) CI

디스크 수술 시 허리에 심는 구조물, ‘높이 확장형 케이지(expendable cage)’의 경쟁이 본격화된다. 국내서 해당 제품을 유일하게 생산했던 엘앤케이바이오메드의 경쟁사로 시지바이오가 등장했다.

척추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임플란트 형태의 구조물 케이지(Cage)는 디스크 수술 일종인 척추 유합술에 사용된다. 척추 유합술은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디스크의 높이와 각도를 대체하는 케이지 내에 골대체재를 채워 디스크 자리에 삽입해 위·아래 척추가 하나의 뼈로 유합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에는 고정형 케이지(PEEK)를 사용했다. 고정형 케이지는 높이와 크기가 정해져 있어 환자마다 척추 사이 높이가 달라도 억지로 끼울 수밖에 없다. 크기가 딱 맞지 않다보니 삽입 과정에서 척추뼈가 훼손될 수 있고, 작은 크기의 케이지는 디스크의 본래 높이와 각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제품이 ‘높이 확장형 케이지(expendable cage)’다. 이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환자 척추 높이에 맞게 사용이 가능하다. 디스크에 케이지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육, 뼈 등의 훼손을 줄이고 수술 후 통증, 감염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높이 확장형 케이지는 까다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가격이 비싸다. 미국 경우 사보험 적용 여부나 병원마다 다르지만 고정형보다 최대 10배까지도 가격 차이가 난다. 최근 국내에서는 해당 제품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높이 확장형 케이지 제품 모습. (위)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아래) 시지바이오

국내 시장 연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적극 뛰어든 시지바이오  

그동안 국내에서 높이 확장형 케이지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유일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2019년 국내 최초로 측면‧정면‧후면 3가지 수술법에 적용할 수 있는 높이 확장형 케이지 제품을 개발, 일찍이 FDA 인증을 받고 국내보다 미국 시장에 먼저 진입했다. 제품은 ‘엑셀픽스-XL’, ‘엑셀픽스-XTP’, 신제품 ‘패스락-TM’ 등 수술법·부위에 따른 다양한 척추용 임플란트가 구성돼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높이확장형 케이지와 관련해 FDA인증을 받은 업체가 많지 않으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버스 메디컬의 뒤를 이어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2위로 바짝 쫓고 있다. 다만 시장이 생긴 지 얼마 안 돼 규모가 작은 만큼 수출 금액이 크지는 않다. 다만 이 외에도 회사측은 브라질, 중국, 일본, 멕시코 등 세계 각국에서 매출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과 10월 높이확장형 요추용 케이지 제품들에 대한 급여 수가를 인정받아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광명21세기병원에서 첫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본격적인 종합병원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올해도 해외진출에 주력하면서 제품 다양성을 넓힐 방침이다. 지난 19일에는 플라즈마 표면 활성화 처리 기술을 가진 플라즈맵과의 협력을 통해 인체 골과의 결합력이 높은 척추 임플란트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 관계자는 “한국보다 먼저 진출한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서의 많은 경험과 노하우, 전문가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해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한 국내시장 공략에 시너지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독보적인 기술적 차별성을 알리고 매출 증대에도 적극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시지바이오’가 높이 확장형 케이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시지바이오는 2021년 특허를 받은 높이 확장형 케이지 ‘엑센더(Excender)’를 지난 18일 출시했다. 현재 약 20개 대학병원에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엑센더는 케이지 내부 공간을 자사의 골대체제로 채워 척추뼈 사이의 유합을 보다 확실하게, 빠르게 만들어 낸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차폐 구조로 뼈의 테두리를 단단하게 채움으로써 바깥쪽 대비 비교적 덜 단단한 부분인 뼈 안쪽에서 케이지가 주저앉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또한 지난해 7월 건강보험을 적용 받아 고정형 케이지와 비슷한 약 50만~60만원대 가격에 수술 가능하다. 급여 기준은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는 척추전방전위증, 중등도 이상의 추간공협착증, 후방감압술이 불가피한 질환, 퇴행성 추간판질환을 가진 환자다. 

시지바이오 제품은 국내에서 먼저 출시돼 해외에 진입한 곳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지난해 북미척추학회(NASS) 2022 전시에 참가해 해외 진출을 위해 여러 업체와 논의를 나눈 상태다. 회사 측은 시작 단계에 놓인 시장인 만큼 기존 선점한 업체가 있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형 케이지로 척추 임플란트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번 엑센더 출시는 자사의 골형성 단백질 탑재 골대체재 제품과 함께 사용해 척추 유합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우수한 수술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점유율 증가를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라이선스 아웃을 통한 해외 수출에 집중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한편 척추 임플란트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3조5000억원 규모로, 연간 약 5%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6년에는 18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5년 사이 미국 척추수술 전문의 1/3 정도가 확장형 케이지 수술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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