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지는 상가, 훈풍 부는 오피스 왜?

불 꺼지는 상가, 훈풍 부는 오피스 왜?

기사승인 2023-01-28 06:00:31

임대 안내문이 붙은 상가. 사진=박효상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침체 여파로 문을 닫는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상가 공실이 늘고 임대료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오피스 시장은 상가와 반대로 임대료가 오르고 공실이 줄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0.32%~0.52% 하락했다. 소규모 상가가 마이너스(-) 0.52%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중대형 상가 -0.33%, 집합상가 -0.32%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매출 감소 등의 여파로 풀이됐다.

공실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평균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 13.2%, 소규모 상가 6.9%, 집합 상가 9.4%, 오피스 9.4%로 조사됐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액 감소하며 공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대형 상가 기준 일부 지역에서는 공실률이 다소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04%p), 대구(-0.1%p), 인천(-0.6%p), 광주(-0.3%p)는 연초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명 팝업스토어 입점과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유입 상권 등을 중심으로 상권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오피스 시장은 공실이 줄고 임대가격이 오르는 등 훈풍이 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의 임대가격지수는 전년대비 0.41 상승했다. 지난해 신규 공급과 임차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임대가격이 0.70% 오르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서울‧대전‧경기지역의 오피스 임대료가 상승했다. 서울은 광화문과 남대문 상권 등 도심권 오피스의 공급 제한과 거점 오피스의 안정적 임차수요로 전분기 대비 0.35% 상승했다.

오피스는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며 공실률이 감소했다. 오피스 공실률은 9.4%로 연초 대비 1.1%p 감소했다. 이는 프라임급 오피스의 신규 공급 제한과 이커머스‧IT 등 성장에 따른 신규 임차수요 증가의 여파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경기‧서울‧제주가 7% 미만의 공실률을 보였다. 서울은 임대차대기수요 발생과 접근성이 우수한 테헤란로 오피스의 임차수요가 꾸준히 유지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실제 테헤란로의 공실률은 3.3%, 여의도는 3.7%로 서울 평균 6.2%보다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경기지역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 오피스의 임차수요가 지속됐으며 분당역세권 상권에서 안정적인 공실을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경기지역 공실률은 5.6%, 분당역세권은 4.2%, 인계동은 4.1%로 조사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미숙 KB증권 연구위원은 “기관 투자자들이나 자산이 많은 기업의 큰 투자자들이 오피스에 투자를 하고 리테일 중 큰 쇼핑물 ifc 몰 이런 곳은 투자를 하는데 작고 공실률이 높은 상가‧리테일은 투자를 안 한다”며 “오피스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스의 경우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하니까 공실률이 떨어지고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며 “반대로 상가와 리테일의 경우 수요가 떨어지니 임대가격이 하락하고 공실률이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오피스의 경우 앞으로도 신규 공급이 적을 것으로 보여 프라임급 한 해 오피스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결국 자산 가치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상가의 경우 관광객의 영향도 크다”며 “특히 서울 명동 등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중국 관광객이 돌아오게 되면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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