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드’ 김태민 “바이퍼와 라이프에게 미안… 이제 방향 잡은 것도 같아” [LCK]

‘클리드’ 김태민 “바이퍼와 라이프에게 미안… 이제 방향 잡은 것도 같아” [LCK]

기사승인 2023-02-03 13:57:55
한화생명e스포츠의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   라이엇 게임즈
클리드 "내 부족한 부분이 패배로 이어진 적 많아..잃을 것 없다는 생각으로 T1전 임했다" | 2023 LCK 스프링 한화생명e스포츠 vs T1 | 쿠키뉴스

“이제는 확실히 감을 잡고 기세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로 많이 배워가는 것 같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정글러 김태민이 T1전 승리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은 2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T1과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 늪에 빠졌던 한화생명은 전승 가도를 달리던 T1을 제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1세트를 내준 한화생명은 2‧3세트 공격적인 밴픽과 정교한 경기 운영으로 T1을 요리했다. 그간 다소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태민은 3세트 ‘엘리스’를 뽑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소화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래는 김태민과의 일문일답.

전승을 달리던 T1을 상대로 3연패에서 벗어났다.

오늘 경기 시작 전에 왠지 모르게 이길 것 같은 기분이 좀 있었다. 우리가 연패를 했다 보니까 최대한 빨리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오늘 경기력이 잘 나온 것 같아서 많이 기쁘다. 

오늘 승리는 한화생명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이제 좀 출발했다고 느낄 만한 것 같다. 연패하는 과정에서 잔실수도 많았고 개인플레이도 많이 나오다 보니까 게임에서 방향성도 못 잡게 됐다. 이제는 확실히 감을 잡고 기세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로 많이 배워가는 것 같다.

연패가 거듭되면 대화가 줄어드는 게 치명적이다, 팀 분위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내가 일단은 팀 내 맏형이기도 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그런 게 다 없다. 지금 메타 자체가 약간 바텀 메타인데, 내가 부족했던 부분 때문에 패배로 이어지는 게 많았다고 내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연습과정에서도 그런 점이 한 두판 정도 나왔는데 잘 못 고친 내 잘못이 많이 크다고 생각해서 (박)도현이나 (김) 정민이한테 많이 미안했다. 이제야 방향 감각을 잘 읽게 된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팀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1세트가 끝나고 피드백이 되게 잘 이뤄진 것 같다. 1세트는 우리가 공격턴을 잘 잡고 상대 조합에 맞게 잘 대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안에서 잘 못했다. 그 부분을 2세트부터는 잘 신경 쓰면서 하자고 했다. 공격할 때 공격하고, 방어할 때 방어하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피드백했다.

그간 팀원 간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감독님의 지적이 있었다.

오늘은 적재적소에 맞게 콜을 잘 했다. 특히 2세트는 상대팀이 초반에 많이 셀 땐 조심하자는 콜을, 우리가 아이템이 뜨면서 강해질 때는 공격할 턴을 콜하면서 깔끔하게 소통했다. 

클리드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3세트 초반 사고가 났었는데도 적극적으로 플레이했다.

어제 회의를 하면서 감독님, ‘모글리’ 코치가 말씀하신 게 ‘우리는 이제 잃을 게 없는 팀’이라는 거였다. 그런 마음으로 3세트에 임하기도 했고, 첫 데스 당시엔 내가 ‘줄타기’를 약간 실수했다. 한 번 죽었지만 잃을 거 없다는 마인드로 원래 하단 걸 계속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간 본인의 경기력이 아쉽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했다고 보나

지금 같은 메타에서는 정글과 바텀의 그런 궁극기 시너지도 중요하고 서로의 의사소통을 통해 캠프를 돌거나 바텀에서 힘을 내주는 식의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개인적인 피지컬이나 실수에서도 많이 아쉬웠다.

조금 아픈 질문일 수도 있다. 아직도 클리드 하면 SKT 소속이었던 2019년을 떠올린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는 비교 대상이 내 자신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많이 좋게 봐주시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혹평을 듣는 것도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걸로 약간 동기 부여도 얻는다. ‘아 진짜 엄청 못 하네’ 이런 말을 직설적으로 들어도 ‘내가 진짜 많이 못 하는 구나, 다음엔 더 잘해야 되겠다’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당시의 활약이 그만큼 뛰어났다는 의미겠지만,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한편으로는 속 쓰린 것도 있는 것 같다. 2019년에 비해서 내가 아직 많이 모자란 것 같고 과거에 너무 묻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다. 그래도 나는 조금 긍정적인 생각인 것 같다. 그만큼 잘했다고 봐주시는 거니까, 비교 대상이 나 인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각오도 있었을 거다. 올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나?

올해는 좋은 팀원들과 잘 팀을 구려서 높은 곳까지 가보고 싶은 게 개인적인 소망이다. 중국에 있었을 때 리더십과 같은 부분에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내가 중국에서 배웠던 부분을 팀원들에게 잘 대입시키고 싶다. 

다음 상대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DRX다.

솔직히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 흐름 아닌 흐름을 탔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경기력을 좋게 유지하는 게 내 입장에선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DRX라고 해도 방심하지 않고 충분히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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