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논란 불지핀 조국, 판결에 청년 ‘씁쓸’

불공정 논란 불지핀 조국, 판결에 청년 ‘씁쓸’

기사승인 2023-02-03 19:14:05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김정곤 장용범)는 3일 오후 2시 뇌물수수, 업무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6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조 전 장관이 지난 2019년 12월 불구속 기소 된 지 3년여 만에 나온 법원 판단이다.

지난 2019년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거센 저항을 불러온 건 불공정 논란이었다.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토로하는 청년이 늘어났다. 이번 판결을 본 청년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인천 연수구에 사는 대학생 김은주(26·여)씨는 “당시 조 전 장관의 자녀 비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사회 지도층이 어떤 식으로 특혜를 만들고 공정을 짓밟는지 보게 된 후로 좌절감이 심했다”고 했다. 김씨는 “실형을 받았어도 우리 사회 모든 시스템을 불신하게 된 점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씁쓸하다”고 전했다.

직장인 최모(37)씨는 “사건 조사 과정과 판결이 기득권층을 흔들려 한 인물에 대한 응징이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기대가 컸던 인물마저도 입시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공정이 아직도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양형에 의문을 품는 이도 있었다. 서울 성동구에 직장인 거주하는 황모(33·여)씨는 “오늘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이 받은 상처에 비하면 큰 처벌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준영(26)씨도 “사회 약속과 믿음을 깨뜨린 사람인데 더 강한 처벌이 나왔어야 했다. 재판부에 실망스럽다”고 했다.

조 전 장관 판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한 네티즌은 “이 사건이 청년들에게 남긴 상처가 너무 크고 깊다”며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반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물에게 내려진 형량치고는 너무 가볍다. 일반인이 아니기에 가능한 특혜”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입시 비리 저지른 정치인이 조 전 장관 한 명뿐이겠나”라며 “이번 기회에 기득권층의 허위 경력, 논문 표절, 봉사활동 시간 조작 등 자녀 비리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렸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