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강하게 부딪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연 뒤 이 장관 탄핵소추를 강하게 반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대야당 슈퍼갑질 협박정치 중단하라', '거짓민생 탄핵소추 민주당을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감당할 수 없는 의석을 갖고 있으니 (그 힘을) 주체할 수 없어 끝없이 폭주를 되풀이하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전에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봬 이 장관 탄핵의 요건이 되지 않고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일정을 잡지 않아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의장은 대정부질문 이후 표결 의사일정을 잡았다”며 “하지만 민주당이 대정부질문 전에 표결하는 의사 일정변경동의안을 내겠다고 한다. 자신 없어서 이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장관 출석을 요구해 의결해놓고 답변할 기회를 안 주고 표결한다는 것도 잘못”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출석 점검을 하겠다는 것도 탄핵소추에 대해 자신들도 확신 못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탄핵소추는 헌법상 직무집행에서 위반되는 사실이 있어야 하고 그 위반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정도도 상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모든 공무원을 누구나 마음먹으면 탄핵할 수 있다. 원로 헌법학자들도 탄핵확률 0%라고 하는데도 기어이 강행하는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처리 절차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또 “오늘 마칠 때까지 원내 지도부가 정한 절차에 따라 끝까지 협조해주시고 최대한 우리가 저지할 수 있으면 저지하고, 저지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에게 피해를 얼마나 끼치는 일인지 제대로 알리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민주당은 국회 본청 제4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 장관 탄핵소추에 나선다”며 “159명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앞에 반성도 없고 책임지지 않는 윤석열 정권과 이 장관에게 국민 대신 엄중히 문책해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역대 대형 참사가 있을 때마다 진보든 보수 정권이든 (장관들이) 줄줄이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해임해왔던 건 당연한 상식”이라며 “윤 정권은 (이러한 상황에도) 그 어떤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함께 탄핵소추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윤 정권을 흠집 내겠다는 정치적 선택이나 술책이 아니다”라며 “헌법적 가치를 무책임하게 내동댕이친 국가 권력에 대한 존엄한 경고이자 심판”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올린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먼저 표결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본회의가 시작하자마자 법제사법위원회 회부 동의 건을 부결시키고 이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 일정을 앞으로 당긴 뒤 탄핵소추안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