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도 만성질환… 중증 되기 전 충분한 치료·관리 필요”

“천식도 만성질환… 중증 되기 전 충분한 치료·관리 필요”

김유림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인터뷰

기사승인 2023-02-13 17:40:00
김유림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사진=박효상 기자

“천식도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입니다. 천식 역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기 때문에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3.2~4.7%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반복적 기침, 쌕쌕거림(천명),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전형적인 임상 증상과 폐 기능 검사 등을 통해 천식을 진단한다.

천식은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털 등 흡입성 알레르겐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성인 천식은 직업적 노출이나 흡연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 

김유림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천식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노인 천식 환자들은 스스로 노화에 따라 호흡곤란이 온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반복적 기침이나 쌕쌕거림 등 전형적인 증상을 보일 때 진단해야 한다”며 “경증일 때 발견할 경우 증상 호전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한다. 1·2단계는 경증 천식으로, 필요시 저용량의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증상이 잘 조절된다. 3·4단계는 중등증 천식, 5단계는 중증천식으로 분류된다. 

적절히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중증천식으로 규정한다. 중증천식 환자는 지속적으로 천식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환자의 운동 능력에 제한을 준다. 잦은 증상 악화로 외래나 응급실 방문을 경험하기도 한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2015년 기준 전세계에서 약 39만7000명이 천식으로 사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2019년 기준 2.2명에 달한다.

김 교수는 “처음 기관지 염증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천식이 안정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 그러나 제때 치료 받지 못할 경우 기도개형이 이뤄져 중증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중증천식으로 발전하기 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천식은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 받는다면 심각한 합병증 발생 없이 잘 유지될 수 있는 질환이다. 치료는 기관지 확장제(LABA), 흡입스테로이드 등을 통해 이뤄진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천식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기관지 확장제만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9년부터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이 변경돼 경증 천식도 반드시 흡입스테로이드를 쓰는 방식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흡입스테로이드는 지속성 천식의 치료약제 중 가장 효과적인 항염증약제다. 폐 기능 개선, 기도과민성 감소, 기도 염증 조절, 악화의 빈도와 중증도 감소, 천식으로 인한 사망 위험 등을 감소시켜 준다. 

흡입스테로이드는 제대로 사용할 경우 부작용도 적다. 김 교수는 “목소리 변성 등 흡입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성대에 약재가 잔여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환자가 적절한 자세로 제대로 흡입할 땐 흡입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혹시 남아있을 수 있는 발사 잔여물은 흡입 후 물로 세척하도록 흡입제 교육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식은 완치되지 않고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만성질환인 만큼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중요하다. 약물적 치료의 증상 조절을 향상시키고 향후 위험도를 감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비만 관련 천식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비만한 천식 환자의 경우 정상 체중의 천식 환자에 비해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고, 예후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비만 천식 환자에겐 식이 요법과 운동 등을 통한 체중 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천식의 악화요인이 될 수 있는 담배, 미세먼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특히 겨울철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천식 발작이 발생할 수 있어 너무 이른 새벽이나 밤에 운동하지 않도록 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중증천식이 위험한 질환인 만큼, 중증으로 발전하기 전 꾸준히 치료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천식이 폐렴처럼 완치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 증상이 호전돼 몇 년간 치료받지 않다가 나중에 증상이 악화돼 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증천식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선 아무리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식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수”라며 “당뇨나 고혈압만큼 위험한 질환인 만큼 반드시 의사를 만나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