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헌 강원 원주시의원은 13일 원주 문화도시에 대해 "관치시대로 역행하는 원주 문화생태계"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제238회 원주시의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기조와는 반대로, 원주시는 민간의 자율성보다는 관의 개입을 우선하고 문화서비스에 대한 토론보다는 일방적인 결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관의 개입이 아닌 시민이 직접 사업과 예산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문화도시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달라”고 시 집행부에 건의했다.
또 “문화도시 사업은 하향식 사업 방식이 아닌 시민 주도의 상향식 사업 방식이고, 원주테이블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직접 사업내용을 결정하고 운영한다”며 “예산집행 방식 또한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이는 문체부의 ‘재정민주주의’ 지표의 주요 평가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문체부 현장평가에서 원주 문화도시의 대표적인 사업인 ‘원주테이블’이 문화도시의 기본이 되는 민관 거버넌스를 잘 구현하고 있다는 특징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원주시는 "자율적 형태로 사업을 잘 이끌어오기는 했지만, 남은 2년 동안은 원주시에서 개입하겠다"고 전해졌다.
이에 김 의원은 “1년차 우수도시, 2년차 최우수도시로 평가 받고 지난해 문체부 장관상을 받은 원주문화도시 사업에 무엇이 부족해서 개입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시에서 직접 검토하고 하나하나 보완 후 지원금을 교부하겠다는 문체부조차 이해하기 힘든 방침을 철회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화도시의 핵심 철학인 민관 거버넌스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대표 사업으로 ‘아카데미극장 재생사업’을 꼽았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유휴공간을 재생하고자 노력하면서, 원주시도 이에 호응해 매입한 바 있다. 이후에도 시민 의견이 반영된 활용방안 연구들을 통해 재생 방향성을 만들어왔지만, 지난해부터 제기한 아카데미극장 재생 사업 재개는 사실상 답보(재검토) 상태로 그쳤다. 아카데미 관련 시민들과의 시장 면담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원주시는 오는 7월까지 문체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국비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원도청에 공문을 보냈다. 이에 김 의원은 “지금부터는 시민이 참여하는 재검토 과정과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7월 결정 이후 논쟁과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원주시 문화예술과, 문화재단,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예총과 민예총, 영상미디어센터, 한지테마파크, 문화정책전문가와 문화기획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지역문화협력TF팀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과제와 연동하고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원주시 통합문화예술정책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지테마파크 위탁기간 단축(3년→1년), 한지문화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문화재단과의 합병, 전시체험관 백지화도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원주시가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원주한지테마파크는 연 8만여 명(온라인 방문객 30만 명) 전국 각지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원주의 대표 관광지이고 연간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2만여 명이 될 정도의 핵심 문화자원이다.
원주=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