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 갈등 중인 이성수 SM 공동대표이사가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15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역공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올린 영상에서 △ 이 전 총괄이 홍콩 법인을 통해 해외 음반사로부터 수익을 선취하고 △ 프로듀싱 계약 종료 이후 측근들을 앞세워 복귀를 도모했으며 △ 아티스트와 ESG(지속가능한 경영)를 앞세워 개인 사업을 시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CTP)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워너 레코즈 등 해외 레이블 회사와 계약할 때 CTP를 거치게 하도록 계약 구조를 바꿨다”며 “(이를 통해) SM과 해외 레이블 회사간 정산 전에 (CTP가) 6%를 선취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해외를 거치는 이상한 구조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겠느냐”며 “실질에 맞지 않는 거래구조를 통해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SM은 앞서 이수만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이 문제가 돼 국세청으로부터 두 차례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 전 총괄이 국세청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외 법인을 설립해 수익을 선취했다는 게 이 대표 폭로의 골자다.
이 대표는 “CTP와 해외 레이블사 사이 계약들은 지난해 말 종료된 SM과 라이크기획간 프로듀싱 계약과는 무관하게 지금도 유효하다”며 “하이브와 이수만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수만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간 제한되지만, 해외 프로듀싱엔 제한이 없다. 하이브는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인가. 아니면 모르고 계약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전 총괄이 올해 초부터 측근들을 움직여 복귀를 도모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전 총괄이 직접 혹은 측근들을 앞세워 △ 아티스트는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언론에 성명을 내라 △ SM과 이수만은 한국에서 임시 고문계약을 맺어 이수만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라 △ 이수만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을 낮출 방안을 강구하라 △ 음원·음반 발매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생각하라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한 이 전 총괄이 최근 언급한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티’ ‘뮤직시티’가 이 전 총괄 개인의 부동산 사업권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ESG를 표방한 메시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및 문화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실제 (이 전 총괄이) 어느 국가에서 부지 소유권을 요청했으나 사용권만 가능하다고 해 이를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도 연결돼 있다”며 “심지어 이수만은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K팝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한 것을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고 폭로했다.
또한 이수만이 개인 사업과 관련해 ESG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SM 소속 가수의 발표곡 가사에 ‘나무 심기’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를 넣으라고 지시했다고도 말했다. 이로 인해 그룹 에스파의 새 음반 발매가 당초 예정했던 2월20일에서 무기한 연기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다만 에스파 멤버들과 모든 제작부서, A&R 팀이 더욱 정성을 다해 새로운 노래와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대주주로부터 독립된 이사회로 특정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의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SM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그것이 ‘SM 3.0’이다. 이제 저희 SM의 음악을 다시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총괄 측은 이 대표의 폭로에 관해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해당 영상에 1차 성명 발표라는 제목을 붙인 만큼 폭로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