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퇴진론’ 솔솔…“상식 따라야”

野 ‘이재명 퇴진론’ 솔솔…“상식 따라야”

체포동의안 부결돼도 일각서 ‘책임론’ 일 듯
비명계 “李 사퇴해야” 분위기 형성
이종근 “부결, 결코 유리한 형국 아냐”

기사승인 2023-02-25 06:00:1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본격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부결’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이 대표 퇴진’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2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 ‘이재명 퇴진론’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보고되자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해당 체포동의안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법무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를 국회에 송부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본인이 받는 혐의를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해졌다. 자신의 구속영장 전문도 함께 첨부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체포동의안 부결 전망이 우세하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169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최소 28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가결을 시도했을 때 당을 분열시켰다는 ‘역풍’을 방지하기 위해 의원들은 서로 조심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반면 체포동의안 부결이 곧 ‘이재명 지키기’로 연결되지는 않을 거란 분석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지난 23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백현동, 대북송금, 정자동 등 (의혹이 있는) 사건들이 아직 남아 있다”며 “검찰은 살라미식으로 체포동의안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 체포동의안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는 대신 사퇴를 요구하자는 당내 의견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24일 쿠키뉴스에 “다들 알다시피 체포동의안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정말 떳떳하다면 영장실질심사를 본인이 직접 뚫고 오는 게 승부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부결을 주장하는 이유는 그래도 민주당이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강조하는 입장에다 대안이 마땅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체포동의안) 부결도 한 번이고 원내대표가 비명계로 바뀐다면 가결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사법리스크에 따라 당대표가 사퇴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봤다. 게다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이 결코 유리한 형국을 만들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전례로는 당직을 맡은 사람이 기소되면 무조건 사퇴했다.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같은 이들도 기소되자마자 당직을 내려놨다”며 “내려놓는 게 잘못된 거냐”고 반문했다.

이 평론가는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게 이 사람에게 죄를 묻는 게 아니라 당대표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는 과정에서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으니 내려오라는 것”이라며 “떳떳하게 무죄를 받고 다시 돌아오라는 건데 이게 ‘퇴진’이라는 표현이랑은 다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식, 원칙, 관습과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하면 된다”며 “그리고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해서 (이 대표에게) 유리한 형국이 되지 않는다. 당대표의 권위가 완전히 떨어졌는데 개인적인 문제를 당에서 막아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지지층의 역풍’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지지자들이 당을 떠난다면 “건강하지 않은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가 정당에 들어가는 이유는 정당의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려고 해서다”라며 “특정 개인의 호불호에 의해 들어갔다 나갔다 한다면 사실 그런 사람들이 나와야 정당이 제대로 움직인다.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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