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의 가산금리 인하 압박에 은행들이 화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은행권에서는 우대금리를 더 주는 방식으로 가산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산금리 조정으로 인한 대출금리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후 금리 조정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이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릴 경우, 가산금리 인하 결과가 즉각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영향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출금리 원가가 되는 코픽스 금리나 자금조달 금리가 안정되기 때문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출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성 발언이다.
소비자가 은행에 이자를 지급하는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산출된다. 대출 기준금리는 코픽스(COFIX), 금융채·CD 금리 등 공표되는 금리 등이 사용되고 있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가감조정금리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은행의 대표 상품인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을 놓고 보면 은행들의 2월 공시분(은행연합회) 평균 가산금리는 0.22~4.61% 수준이다. 1월 공시분(0.46~5.27%) 보다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은행연합회 공시가 전월 취급 실적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것을 반영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은행 가산금리가 하락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BNK부산은행(4.61%), 광주은행(3.76%), DGB대구은행(3.42%), 전북은행(3.32%), KB국민은행(2.64%)의 가산금리가 여타 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고, 카카오뱅크(0.22%), 케이뱅크(0.64%), 농협은행(0.82%)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6개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0.67%)과 우리은행(+0.27%), 기업은행(+0.35%), SC제일은행(+0.16%), 수협은행(+0.38%)의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상승했다. 은행들은 해당 기간 고정금리 보다 가산금리가 높은 변동금리 대출이 더 많이 취급된 결과로 설명했다. 또는 특판 상품의 취급 효과가 사라진 기저효과로 부연하면서 가산금리 인상으로 100% 은행 예대마진이 증가하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압박을 받은 은행권에서는 우대금리 조정을 통한 가산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언론에 나와 한 발언은 시장에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조만간 은행들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대금리는 가산금리 산출 항목인 가감조정금리에 포함된 만큼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가산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금리인하 압박에 이제는 금리조정이 의지의 문제로 넘어간 것 같다”며 “은행의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추가 가산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첨언했다.
다만 대출금리 인하는 결국 기준금리 인하에 달려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앞서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하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에 금리가 내려간다면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기준금리가 다시 올라 갈 수 있다”며 “결국은 기준금리가 내려가야 차주들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