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 벤처캐피털(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종합금융그룹에 한발짝 더 가까워지게 됐다. 2023년 현재 증권사와 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다음 M&A행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7일 다올인베스트먼트 경영권 지분 52%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오는 23일 예정된 다올인베스트먼트 정기주주총회일에 거래를 종결하고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우리나라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에 뿌리를 둔 업체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벤처캐피탈 회사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벤처캐피탈 특성상 맨파워를 관리하는 것이 PMI(인수 후 통합)의 핵심”이라며 “다올인베스트먼트의 경영진, 조직 운영, 투자의사결정, 성과보상 등 현재의 시스템을 최대한 보장하고 자율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파견인력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에 따라 우리금융은 민영화 이후 줄곧 외쳐왔던 ‘종합금융그룹’의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또한 2023년 M&A 시장도 우리금융에게 긍정적이다. 롯데카드를 비롯해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메리츠자산운용 등 다양한 비은행 금융사들이 매물로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 둔화 및 증시 하락으로 인해 증권사 상당수가 잠재 매물로 언급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다음 M&A 행보가 증권사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은 건 우리금융뿐이다. 실제로 지난 8일 전상욱 우리금융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2022년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 인수합병(M&A)은 적정자본비율 유지와 주주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추진한다”며 “타깃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등 그룹 시너지에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보유한 리테일 기반 증권사”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다양한 증권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이베스트증권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G&A의 보유 기한이 올 6월까지로, 펀드의 출자자인 LS그룹이 직접 인수하거나 외부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리테일 조직이 잘 갖춰진 유안타증권이나 교보증권 또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M&A를 통해 ‘모양새’를 갖춰나가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열사간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을 비롯해 VC회사를 갖추게 되며 증권사 편입까지 마무리하면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우리금융 M&A의 향방은 곧 취임할 임종룡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사안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