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절반가량이 학교 수업 전후로 돌봄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3년도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초등 1~5학년과 2023학년도 예비취학아동 보호자 12만1562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인원 8만9004명 중 49.5%가 이같이 응답했다.
특히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1학년의 돌봄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 5세 학부모의 경우 응답자(1만4389명) 가운데 71.3%, 초등 학부모 응답자(7만4615명) 중 47.2%가 돌봄 이용을 원한다고 답했다.
돌봄 희망 시간(중복응답)에 대한 질문에는 학기 중의 경우 ‘수업 후~15시(63.4%)’ ‘15~16시(51.5%)’ ‘16~17시(44.4%)’로 나타났다.
방학 중에도 돌봄 수요는 비슷하거나 더 많았다. ‘9~12시(76.0%)’ ‘12~15시(74.2%)’ 등 오전 시간대에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들이 많았다. ‘15~16시’에도 절반 가까이(49.4%)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다수 학부모들은 학교 울타리 내에서 돌봄이 이뤄지길 희망했다. 희망 돌봄기관(중복응답)으로는 초등돌봄교실이 81.4%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학교돌봄터가 36.7%로 뒤를 이었고 다함께돌봄센터·지역아동센터는 10%대였다.
과대·과밀학교에서는 돌봄교실이 부족해 부모가 어쩔 수 없이 학원 뺑뺑이를 시키거나 복직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학교 돌봄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에 교육당국은 새학기부터 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 지역 총 214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시작했지만,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초등 3학년, 4학년 자녀를 둔 이정은(38·여)씨는 “지난해 두 아이 중 한 명은 돌봄교실 추첨에서 떨어져 결국 학원 뺑뺑이를 했다”며 “방학 때 한 아이는 학교 돌봄교실에서 점심까지 가능해 안심이었지만 다른 아이는 도시락을 싸주면서 어찌어찌 버텼다”고 말했다.
워킹맘이라고 밝힌 한 학부모는 지역 맘카페에 돌봄교실 추첨에 탈락한 사실을 전하면서 “부모 한쪽이 퇴직하거나 지방에 계신 조부모가 현지 생활을 포기하고 임시 상경해야 한다”며 “아이가 돌봄 추첨에 떨어지면 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2017년 1만1980개에서 2022년 1만4970개로 늘었다. 그러나 돌봄교실에 신청했지만 정원이 초과돼 대기 순번을 받은 학생은 지난해 기준 1만5106명에 이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